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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보복·GM 유럽 철수에 車 부품사들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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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동차 부품업체들에 비상등이 켜졌다. 중국의 '사드(THAAD) 보복'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유럽 철수로 현대·기아차와 한국GM이 타격을 받을 경우 부품사들의 납품 물량이 급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이익 비중 높은 자동차 부품업체들 '긴장'

7일 업계에 따르면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결정 이후 가속화되고 있는 중국의 사드 보복 분위기로 인해 현지 한국 자동차의 수요 부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12년 9월 일본 정부가 센카쿠 열도를 국유화 하면서 중국내 일본 차의 불매운동이 급속도로 진행됐다. 당시 중국 시장에 진출했던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 3사의 점유율은 2012년 7월 18.6%에서 2012년 10월 12.1%포인트 급락한 6.5%까지 떨어졌었다. 이후 2013년 7월에야 16.5%로 회복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대부분의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완성차와 동반으로 중국 공장을 확대한 상황이고, 연결 이익에서 중국 법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30~80%로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관련 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중국 법인의 지분법이익(2016년 기준)은 현대차 5598억원, 기아차 851억원으로 각각 2016년 지배순이익의 10%, 27% 차지하는데 반해 부품사들의 중국 영업이익 기여도(2015년 기준)는 현대모비스가 24%, 만도 63%, 한온시스템이 37%에 이른다.

현대차그룹과 중국에 동반 진출한 자동차 부품사는 21개사로 파악되고 있다. 브레이크 시스템과 모듈을 납품하는 만도가 가장 많은 10개 법인을 가동하고 있고, 다음으로 모듈과 부품을 생산하는 현대모비스가 9곳, 공조장치 전문업체 한온시스템과 범퍼 업체 성우하이텍이 각각 8곳으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지난해 6월 국내 배터리 회사인 LG화학과 삼성SDI가 중국 정부의 제4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기준 인증에서 탈락한 것도 업계에서는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이런 여파로 현대차가 올 4월로 예정했던 친환경차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의 현지 출시 일정도 1년가량 연기되기도 했다.

◆한국GM 유럽 판로 막혀…관련 부품사들 영향 불가피

GM이 유럽에서 완전 철수를 확정지으면서 한국GM의 수출 물량 급감과 이에 따른 관련 부품업체들의 피해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푸조와 시트로엥 브랜드를 가진 프랑스 PSA그룹은 6일(현지시간) GM의 오펠(Opel)과 복스홀(Vauxhall), GM 유럽 금융사업을 22억유로(약 2조7000억원) 인수하기로 공식 합의했다. PSA와 GM의 계약은 올해 안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로써 1929년 오펠을 인수했던 GM은 유럽에서 거의 90년 만에 사업을 접게 됐다. GM은 2013년에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철수를 결정했었다. GM은 1990년대부터 유럽 시장에서 막대한 손해를 봐 왔다.

이렇게 GM의 오펠 매각이 현실화되면서 유럽에 상당한 물량을 수출하는 한국GM과 부품 납품업체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한국GM은 경차 스파크를 오펠 칼(복스홀 비바)이라는 이름으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랙스를 오펠·복스홀 모카라는 이름으로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칼(비바 포함)은 유럽에서 5만7458대 팔렸다. 전부 한국GM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이다. 모카는 16만340대 판매됐다. 모카는 대부분을 한국GM 부평공장에서 생산·수출하며 일부는 한국GM이 반조립제품(CKD) 방식으로 오펠의 스페인 사라고사 공장에 납품한다.

한국GM은 중형 SUV인 오펠 안타라 등을 포함해 연간 총 20만대 이상을 유럽에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한국GM 수출(41만대)의 절반이다. GM 유럽사업부가 PSA로 넘어가면 이 수출 물량이 중장기적으로 끊길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GM과 PSA 간 계약의 주된 목적이 비용 절감에 있는 만큼 경차와 소형 SUV의 생산기지가 PSA 공장으로 단일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GM의 수출 감소 우려가 불거지고 있어 한국GM 납품의존도가 높은 부품업체의 경우 납품선 다변화가 더욱 절실한 과제가 됐다"면서 "특히 과거 GM의 위기때마다 한국 철수설이 불거졌던 점을 감안하면 적자를 기록 중인 한국GM의 수익성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이번 오펠의 경우처럼 철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변관열 한경닷컴 기자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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