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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 가는 길'서 맞붙은 중국·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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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정거장 짓고…위성 104개 한꺼번에 쏘아올리고

인도가 러시아 기록 깨자
중국 "자국기술 없다" 견제



[ 이상은 기자 ] 인도와 중국이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우주 개발 시장에서 ‘3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달 탐사선, 화성 탐사선 등을 앞다퉈 개발하고있는 두 나라는 최근 상업적인 영역에서 자리다툼을 벌이는 추세다.

지난달 15일 인도가 104개 위성을 한꺼번에 실은 로켓(PSLV-C37)을 쏘아올리는 데 성공하면서 인도인들은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지만 중국은 해당 기술 수준을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 보도했다.

◆인도 “우리도 우주개발 선진국”

인도가 104개 위성을 한 번에 발사하는 데 성공한 것은 2014년 러시아의 기록(위성 37개 탑재)을 단번에 뛰어넘은 것이다. 한 번에 100개 넘는 위성을 쏠 수 있다면 자연히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 ‘돈이 되는 기술’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인도는 상업적 우주 개발 시장에서 중국을 제치고 선도적인 지위를 점하게 됐다며 자축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특출난 성취”라며 반겼다. 인도인들의 트위터에는 ‘ISRO(인도우주연구기구) 만세’라는 글이 쏟아졌다.

인도는 1960년대 우주여행을 추진하던 시절부터 꾸준히 이 분야에 투자했다. 특히 중국과 경쟁의식을 불태웠다. 성과도 상당했다. 2008년 첫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1호’를 성공적으로 착륙시켰다.

2013년엔 세계에서 세 번째,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무인 화성 탐사선 ‘망갈리안’을 쐈고 이듬해 화성 궤도에 정상 진입했다. 모디 정부는 작년 말 도입한 2000루피 신권에 만모한 싱 전 총리 시절 업적인 망갈리안의 이미지를 넣는 데 망설이지 않았다.

◆중국 “인도는 한 수 아래”

그러나 중국은 인도의 성취가 “과장됐다”며 깎아내리고 있다. 중국 베이징의 항공 컨설팅회사 위쉰테크놀로지의 란톈이 최고경영자(CEO)는 “인도 로켓은 저비용 제품”이라며 “외국 위성을 싸게 발사해준다는 상업적 성취를 강조하지만 그게 전부”라고 꼬집었다. 그는 “104개 위성을 한 로켓에 실은 것도 모두 외국기업 기술에 불과하며, 인도는 로켓과 발사 기회를 제공한 것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인도가 중국을 이 분야의 경쟁자로 여기는 것 자체가 가당치 않다는 태도다. 중국의 경쟁상대는 세계 1위 미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우주 개발분야 투자금액을 비교해 보면 중국은 지난해 관련기구에 약 70억~80억달러를 배정했다. 미국(393억달러)보다 적지만 인도(11억달러)보다 월등히 많다. 아시프 시디치 포덤대 역사학 교수는 “중국의 우주 투자 규모는 인도와 차원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인도가 몇몇 분야 기술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중국은 유인 우주선, 우주정거장 개발 등에 다각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상업적인 우주산업 분야에서도 중국 점유율(3%)에 비해 인도의 점유율(0.6%)은 초라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도 인도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인도가 쏜 104개 위성 중 96개는 미국 기업을 위한 것”이라며 “(미국 우방인) 인도가 중국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우주산업 수요자인 미국계 미디어회사 등이 인도와의 협력을 더 선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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