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매출 1700억 목표
부품 100개 들어가는 의자
금형 만들어 자체 제작
자동화 로봇도 대거 도입
IoT 의자 등 제품영역 확대
[ 안재광 / 조아란 기자 ] 시디즈는 지난해 1410억원의 매출(잠정 집계치)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4% 성장했다. 의자 한 품목으로 거둔 성과다. 국내 의자업체 중 매출 1000억원을 넘긴 곳은 시디즈가 유일하다.
국내에선 경쟁자가 사실상 없다. 2위 디비케이 매출은 지난해 324억원으로 4분의 1 수준이다. 시디즈의 올해 매출 목표는 1700억원이다. 손태일 시디즈 사장은 “품질 관리에 주력한 것이 빛을 보고 있다”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의자 전문 업체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100여개 부품 일일이 설계
‘품질 관리’는 제조업을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강조한다. 하지만 가장 하기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손 사장은 “제대로 해내려고 10여년을 고생했다”고 말했다.
의자는 일반 가구와 달리 구성품이 많다. 부품이 100여개나 들어간다. 이 부품을 일일이 디자인하고 금형을 찍으려면 제작비를 많이 들여야 한다. 웬만큼 팔지 않고선 마진을 남기기 어렵다. 국내 의자업체 대부분이 외주 제작을 하거나 기존에 나와 있는 범용 부품만 사용해 조립하는 이유다.
시디즈는 이렇게 하지 않았다. 부품과 이를 위한 금형 대부분을 직접 만들어 썼다. 투자비를 뽑아낼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손 사장은 “계열사 퍼시스가 사주는 고정 물량이 있고 시디즈 브랜드 인지도도 높아져 과감히 투자했다”고 말했다.
공장도 ‘남다르게’ 지었다. 손 사장은 2005년 경기 평택 공장의 배치를 직접 했다. 당시 공장장일 때다. 벤치마킹 대상은 자동차 생산라인이었다. 자동차 공장의 품질 관리 수준이 가장 높다는 판단에서다. 의자에도 엔지니어링 기술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자동차 못지 않은 품질 관리가 중요하다고 봤다.
자동화 로봇을 대거 도입했다. 앉는 부위에 들어가는 액상 스펀지 재료를 로봇이 쏘게 했다. 사람이 쏘면 특정 부위에 재료가 더 많이 들어가거나 덜 들어가기 때문이다. 로봇이 일정한 패턴을 그리며 균등하게 하니 품질이 확 좋아졌다. 손 사장은 “현장에서 늘 생산성보다 품질을 우선했다”고 설명했다.
◆품질 경영 비결은 과감한 R&D
연구개발(R&D) 비용을 거리낌없이 쓸 수 있게 한 것도 ‘품질 경영’을 뒷받침했다. 영업 담당자가 신제품 개발 여부를 판단하게 했다. 작년 독일의 한 기업이 주문한 ‘등받이 조절 의자’도 이 과정을 거쳤다. 의자 높낮이는 다리 부분에서 조절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업체는 등받이를 높일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체형이 큰 유럽 사람을 위한 맞춤형 의자였다. 국내에는 수요가 없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시디즈는 2억원 가까이 투자해 의자를 개발했다.
손 사장은 요즘 의자의 기능을 확장하는 데 관심이 많다.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많아지고 있는 만큼 의자가 짧은 거리를 이동하거나 일어설 때 도와주는 기능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의자에 센서를 달아 올바른 자세로 앉는지, 몸무게는 얼마인지 등도 파악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이런 데이터가 쌓이면 의자가 사용자를 상대로 컨설팅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안마의자, 리클라이너, 극장용 의자 등 다양한 의자도 곧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안재광/조아란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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