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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국민 보고'라는 이름을 가진 사법의 정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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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이 어제 ‘대(對)국민 보고’라는 이름으로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사건’의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101쪽에 달하는 발표문에는 공소 내용이 빼곡히 들어 있다. ‘최씨와 박근혜 대통령이 공모해 뇌물을 수수했다’며 뇌물 액수를 만원 단위까지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최순실 특검법’에 언론 브리핑을 할 수 있는 ‘대국민 보고’ 조항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브리핑 대상은 ‘피의사실을 제외한 수사과정’으로 제한돼 있다. 사법이 정치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특검법의 이 조항은 특검 자신에 의해 사문화되고 말았다. 미확인 사실은 물론이고 허위사실까지도 특검발(發)로 대서특필된 사례가 수두룩하다. ‘피의사실 공표 금지’와 ‘무죄 추정’이라는 원칙도 액세서리에 불과했다.

쏟아지는 비난에 ‘거듭 사과드린다’며 특검이 몸을 바짝 낮춘 게 엊그제다. 그런데 불과 며칠 만에 공소장을 보는 듯한 수사결과를 공표했다. 더구나 특검 설치 기간도 끝난 시점이다. 무슨 지위로 대국민 보고를 한다는 것인가. 코앞으로 다가온 헌법재판소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꼼수라는 의심을 자초하는 일이다. 이번 특검은 유난스럽다. 잡음과 구설, 인권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한국 법치의 수준이 정치만큼이나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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