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친기업 연설·이달 금리인상 가시화에 뉴욕증시 '후끈'
역대 최단기간 1000P 상승…미국 경제는 93개월째 확장세
[ 뉴욕=이심기 기자 ]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21,000선을 돌파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은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 그만큼 미국 경제가 좋아진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우지수는 1일(현지시간) 전날보다 303.31포인트(1.46%) 오른 21,115.55를 기록했다. 20,000선 돌파 이후 24거래일 만이다. 1999년 다우지수가 11,000선을 넘어설 당시 세운 최단기간 내 1000포인트 상승한 기록과 같다.
월가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첫 의회 연설에서 친기업, 친성장 정책 기조를 강조하며 투자자를 안심시킨 게 랠리의 배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다 Fed가 예상보다 빨리 이달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 정도로 각종 경기지표가 호조세를 보인 것도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했다.
이날 발표된 지난 1월 미국 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2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연간으로는 1.9% 상승해 Fed의 목표치(2.0%)에 근접했다. 지난달에 목표를 넘어섰을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월가 트레이더들이 예상하는 3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1주일 전 35%에서 이날 80%까지 치솟았다. 투자분석가들은 “기준금리 인상이 과거와 달리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 신호로 해석되면서 증시에 돈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09년 6월 시작된 미국 경기 상승세가 93개월째로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역대 세 번째로 긴 경기 확장 국면이다.
유럽연합(EU)도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압력에서 벗어나고 있다. 지난달 독일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6%, 전년 대비 2.2% 상승해 4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 증시를 대표하는 스톡스600지수는 이날 1.47% 오른 375.69로 마감했다. 2015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WSJ는 최근 수년간 제로 수준에 머물던 인플레이션율이 오르는 것은 글로벌 수요 회복을 의미한다며 세계 경기 전망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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