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이네오스에 넘겨
비주력 계열사 팔아 핵심 사업 집중하기로
현금 500억 확보할 듯
[ 정소람 기자 ] ▶마켓인사이트 3월1일 오후 4시50분
대림산업과 미국 정유업체 쉐브론필립스케미컬(CP chem)의 유화 합작 계열사인 KRCC가 스위스 다국적 정유업체 이네오스에 매각됐다. 대림산업은 비주력 계열사 매각을 통해 유화 부문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해외 인수합병(M&A)에 나서기로 했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과 CP chem은 양사의 합작사인 KRCC의 지분 100%를 이네오스에 매각하기로 하는 주식 매매 계약(SPA)을 체결, 조만간 거래를 종결할 예정이다. 매각 가격은 약 1500억원이다.
KRCC는 쉐브론과 대림산업이 2000년 지분을 공동 투자해 만든 조인트벤처(JV)로 전남 여수에 주력 사업장을 두고 있다. 지분 비율은 양측이 각각 60 대 40(대림산업)이다. 옷걸이, 명함집 등의 재료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재료인 스티렌부타디엔코폴리머(Styrene-Butadien Copolymers·SBC)가 주력 제품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대림산업 계열사 중 안정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갖춘 알짜 회사로 꼽혀 왔다.
2014년 매출 1228억원에 영업이익 103억원을 올렸으며 2015년에는 매출 1099억원에 영업이익 169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익 잉여금의 대부분을 배당해 대림산업에는 꼬박꼬박 현금을 얻는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회사”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회사를 매각하기로 한 것은 유화 부문에서 비주력 사업을 정리함으로써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림산업은 자사 제조 부문에 석유화학사업부를 운영 중이며 계열회사로 KRCC를 비롯해 여천NCC, 폴리미래 등을 둬왔다. 이 중 규모가 더 큰 여천NCC와 폴리미래 등 핵심 계열 사업에 더 집중하기 위한 차원의 매각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으로 해외 M&A 등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매각 대금에 합작 지분율을 고려하면 대림산업은 약 50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쥔다. 대림산업은 매물로 나와 있는 북미권의 화학 관련 업체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네오스는 해외 M&A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이번 거래를 계기로 SBC 생산 부문에서는 업계 1위로 뛰어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해부터 SK가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 석유화학 회사 상하이세코의 지분 인수전에도 뛰어들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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