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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워런 버핏이 말하는 경제 번영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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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와 법치, 창의와 개방성이 필요하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이맘때쯤 주주들에게 보내는 연례서한은 미국 뉴욕증시에서 가장 주목받는 경제진단이다. 저명한 경제학자의 분석보다 더 그렇다. 지난 주말 공개된 올해 서한에서 버핏은 미국 경제에 낙관적 시각을 유지했다. 누군가는 글로벌 증시에 공황이 올 것처럼 말하지만 ‘지금은 뉴욕증시에 투자할 때’라고 단언하듯 말했다. 큰 조정을 맞고 패닉에 빠질 수 있지만, 그때도 담대한 전략을 취할 것을 주문했다. 정치권의 요동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랠리’로 달아오른 증시는 앞으로 수년간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비즈니스 혁신, 생산성 개선, 기업가정신이 뒷받침되며 미국 기업의 가치가 수년 동안 현격하게 상승할 것이라고도 했다. “오늘날 미국에서 태어난 아기들은 역사상 가장 운이 좋은 세대”라고도 말했다.

버핏의 낙관론은 감정적인 게 아니라 계량적인 것이라는 게 그 자신의 설명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미국의 ‘기적적인 경제번영’을 언급하며 제시한 네 가지 비결이다. 인간의 창의성, 시장경제 시스템, 유능한 이민자들, 법치주의가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번영을 만들어냈다는 게 버핏의 진단이다. 한국에서는 사장되다시피 한 시장과 법치라는 가치 원칙이 미국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얘기다.

버핏은 4년 전 서한에서도 ‘미국 시장경제에 내재된 역동성이 마술 같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불러올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의 미국 경제 진단은 곱씹어볼 대목이 많다. 기업을 욕하고 시장을 저주하는 것이 패션이라도 된 듯한 한국과 유럽에 던지는 메시지다. 시장과 법치를 부자들의 지배 도구쯤으로 인식하는 한국의 낡디낡은 좌파들에게 주는 고언으로도 들린다.

시장경제와 법치, 창의와 자율은 다름아닌 바로 대한민국 헌법 제119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가치다. 분배와 국가개입, 즉 경제민주화를 규정하는 119조 2항과는 대립된 것이며 모순일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 사회에선 경제민주화를 요구하는 광장의 함성이 경제를 질식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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