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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봤습니다]왕좌 탈환 노리는 BMW 뉴 5시리즈, 탄탄한 성능·똑똑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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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재 기자 ] 역사는 새로 쓰여진다. 절대권력을 가졌다는 왕도 그 자리를 오래 지키기가 어렵다. 국내 수입차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7년간 지켜온 왕좌를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에 내준 BMW가 신형 5시리즈(사진)로 반격에 나섰다.

7세대 5시리즈를 타고 130여㎞를 달려 봤다. 탄탄한 주행 성능과 반자율주행 시스템이 인상깊었다. 운전대를 빼앗길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 탄탄한 주행 성능, 날렵한 몸매

21일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타워에서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까지 신형 5시리즈를 직접 타봤다. 돌아올 때 절반은 옆자리에 앉아서 지켜봤다. 시승 차량은 5시리즈 중 가장 많이 팔리는 520d X드라이브 M 스포츠 패키지 플러스 모델이다.

운전석에 오르니 착석감이 좋다. 시트 포지션이 다소 낮지만 시야 확보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고속도로에 들어서면서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아봤다. 몸이 뒤로 제쳐지며 디젤 특유의 거침없는 가속력이 느껴진다.

속도를 높일수록 차체가 바닥에 달라붙어 달리는 듯한 안정감을 준다. 속도계 눈금이 170㎞/h에 있지만 체감 속도는 더 낮다. 시승한 모델은 직렬 4기통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이 탑재돼 최고 출력 190마력, 최대 토크 40.8㎏·m의 힘을 발휘한다. 제로백(시속 0㎞→100㎞ 가속에 걸리는 시간)은 7.6초, 복합 연비는 13.9㎞/L다.

주행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스포츠 모드를 선택했다. 계기판이 빨간색으로 바뀌면서 스티어링 휠이 무거워진다. 가속 페달은 가벼워져 우수한 가속력을 뽐낸다. 다만 시속 160㎞의 속도부터 풍절음(바람이 차를 긁고 가는 소음)이 거슬렸다.

신형 5시리즈는 새롭게 디자인한 차체 뼈대(섀시)와 중량 배분으로 무게가 115㎏가량 줄었다. 반면 전장과 전폭, 전고는 4936㎜, 1868㎜, 1479㎜로 이전 모델보다 각각 29㎜, 8㎜, 15㎜ 늘어났다.

여기에 기본으로 장착한 M 스포츠 패키지가 눈길을 끈다. 이 패키지는 BMW의 고성능 라인업인 'M' 모델의 디자인과 주행 요소들을 일부 더하는 것이다. 대형 공기흡입구를 적용한 전면부와 M 스포츠 서스펜션, M 레터링 도어 스커프 등이 포함됐다.

지난해 벤츠가 국내시장에서 5만6343대를 팔면서 빼앗아간 수입차 판매 1위를 되찾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진다. 같은 기간 BMW는 4만8459대를 팔아 2위에 오른 바 있다.

◆ 최신 반자율주행 시스템, 운전이 쉽다

신형 5시리즈는 자율주행에 버금가는 첨단 기술을 탑재했다. 복잡한 시내 도로에서도 원활히 작동해 운전대를 빼앗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차가 급제동할 때 추돌을 피하게 돕는 '전방 충돌 방지 시스템'과 뒤에서 접근하는 차와 충돌이 예상되는 경우 안전벨트를 당기고 창문을 닫는 '후방 충돌 경고 시스템' 등을 갖췄다.

자동으로 조향과 가속, 제동을 하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완성도가 높다. 스티어링 휠에 있는 버튼을 눌러 기능을 켜봤다. 운전대에서 손을 떼도 알아서 차선을 유지하면서 곡선 구간도 부드럽게 돌아나간다.

앞으로 차가 끼어들어도 속도를 조절해 안전거리를 유지한다. 교통 상황이 원활해지자 설정 속도까지 치고 나간다. 정체현상이 나타나는 구간에서 활성화하니 피로도를 줄여줬다.

손을 놓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스티어링 휠을 가볍게 움켜쥐라는 경고 신호가 들어온다. 경고를 무시하면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꺼지는데, 이 과정에서 경고음이 너무 약한 점은 아쉽다. 동승자도 이 부분에 우려를 나타냈다.

또 차선을 변경할 때 사각지대에 다른 차가 있으면 운전대를 움직여주는 '차선 변경 경고 시스템', 차선 이탈로 옆차와 충돌할 위험이 있으면 스스로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는 '차선 유지 보조 및 액티브 측면 충돌 보호 시스템' 등도 갖춰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이러한 반자율주행 시스템은 경고를 넘어 실제 움직임을 제어한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신형 5시리즈는 가솔린, 디젤 등 3종의 엔진 라인업을 갖췄다. 새로운 2L 가솔린 직렬 4기통 엔진은 최고 출력 252마력과 최대 토크 35.7㎞·m의 성능을 낸다. 출시 예정인 디젤 6기통의 경우 각각 265마력, 63.2㎞·m의 힘을 발휘한다. 가격은 트림에 따라 6630만~8790만원이다.

한편 신형 5시리즈는 사전계약에서 4000대의 누적 계약을 기록했다. 올해 연간 판매 목표는 2만대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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