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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도로의 입체개발, 4차 산업혁명 기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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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경쟁력 떨어뜨리는 도로 규제
민간 창의성 살린 개발 활성화해
도시계획의 질적 수준 높여나가야"

정수현 < 현대건설 사장 >



캐나다 몬트리올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명품거리가 있다. 고층 빌딩들을 지하로 연결해 만든 이른바 ‘언더그라운드 시티’다. 서울 여의도의 네 배가 넘는 거대한 지하공간에 38㎞에 걸쳐 상점 1700여개와 식당 200여개를 비롯해 호텔, 극장, 콘서트홀, 아이스링크가 들어서 있고 박물관, 쇼핑센터 등이 지하철로 연결된다. 자연 채광을 활용한 첨단 시스템 덕분에 ‘언더그라운드’가 아니라 지상의 거리를 걷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다. 평균 기온이 섭씨 영하 15도에 이르는 몬트리올의 춥고 긴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조성한 거리라는 배경까지 알고 나면 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모범적인 도시계획 사례로 칭찬할 만하다.

한국에도 머지않아 언더그라운드 시티 같은 미래 도시들이 곳곳에 생겨날 것 같다. 정부가 민간의 참여를 제한해오던 현행 도로 관련 규제를 풀어 입체적 도시개발을 추진한다는 소식이다. 도로 개발과 관련된 각종 규제는 우리 도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대표 요인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도시계획에 민간의 참여가 대부분 차단돼 있다 보니 도시 자체에 특색도 없고 다양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민간 주도로 일부 융복합적 도시개발이 추진되기도 했지만 도로 상부의 권리설정 및 임대 제한, 도로사용 규제 등으로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건설업계가 공공에만 허용하고 있는 도시계획시설의 중복적이고 복합적인 활용을 민간에도 허용할 것을 지속적으로 건의해온 것도 이 때문이다.

제한된 토지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도 산업화시대에 뿌리를 둔 도로 및 토지 관련 규제들은 미래지향적인 시각으로 혁신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주택 수요가 많은 수도권 지역에서는 주택건설을 위한 가용토지 확보가 어렵고 기존 노후주택지 재개발, 재건축을 통하지 않고는 주택건설 자체가 어렵다. 수도권 지역의 그린벨트나 농지를 국민임대단지나 택지개발지구로 바꾸려 해도 환경단체의 반발, 지역주민의 민원, 높은 보상가 등으로 인해 사업 추진이 중단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환경적 요인을 감안하면 토지자원이 극히 제한적인 수도권 지역과 주요 대도시 내에서는 특히 언더그라운드 시티 같은 입체적, 융복합적 도로개발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웃 일본만 해도 비슷한 형태의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다. 도로를 덮개구조로 해 그 위에 임대주택을 건설한 듀프레 니시야마토나 건물과 일체형으로 건물지하에 도로를 정비해 놓은 도라노몬 힐즈 등이 대표적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회사도 중동의 카타르에서 교통량 분산과 도시미관을 위해 지상의 고속도로를 땅밑으로 나선형으로 연결하고 지상에는 녹지를 조성하는 대규모 지하 입체교차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 역시 지하에 버스정류장과 전철 환승역을 짓는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 서부간선도로의 지하화 사업 등 이미 입체적 도로개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것을 보면 이번 규제혁신은 늦은 감마저 있다. 아무쪼록 실질적이면서도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어져 도로개발과 도시계획 수준이 향상되기를 기대한다.

물론 도로의 융복합적 개발에 따른 막대한 개발이익으로 투기 등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민관이 협력해 융복합적 활용 절차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마련하고 개발이익을 적정하게 환수·관리하는 제도적 방안도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다. 국가기간시설을 책임지고 있는 건설산업 역시 예외는 아니다. 첨단기술과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국토개발과 도시건축, 도로건설 등 각 분야에서 미래를 향한 획기적 도약과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 이번 도로 규제 혁신이 우리 건설산업을 4차 산업혁명으로 이끄는 디딤돌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정수현 < 현대건설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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