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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법원 판결 전인데…안진회계 '행정제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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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조원대 분식회계' 대우조선해양 부실감사 혐의

5월 1심 판결 나오지만 금융당국, 내달 제재 방침
6개월 '부분 업무정지' 가능성

업계 "무죄추정 원칙 어긋나…신속한 결정이 되레 혼란 키워"
금융당국 "사법적 판단과 별개"



[ 김태호 / 이유정 기자 ] ▶마켓인사이트 2월19일 오후 4시12분

“법원의 판단과 행정제재의 기준은 다르다. 시장의 혼란을 줄이려면 제재를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금융감독원 관계자)

“기소 3개월 만의 행정제재는 이례적이다. 회계법인의 존폐가 달린 문제인 만큼 법원 판결을 기다려야 한다.”(딜로이트안진 관계자)

대우조선해양이 수조원대 분식회계를 하는 과정에서 부실감사를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 다음달 안에 행정제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회계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내 2위 회계법인인 안진의 징계 시기와 수위에 따라 국내 감사시장에 큰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제재수위 이번주 윤곽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3월 안에 안진에 대한 행정제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주 열리는 감리위원회(증권선물위원회 전문심의기구)에서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결과와 안진에 대한 징계 수위, 안진 소속 회계사들에 대한 개인 제재 여부 등의 윤곽이 나온다. 금감원이 1년여간의 감리 끝에 안진에서 조직적인 묵인과 방조가 있었다는 결론을 낸 만큼 6개월가량의 ‘부분 업무정지’가 불가피하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금감원은 안진의 업무 마비에 따른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재를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안진이 부분 업무정지 조치를 받으면 일정기간 새로운 감사계약을 맺을 수 없다. 기업들은 4월까지 감사계약을 끝내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제재를 일찍 마무리해 안진과 일해온 기업들이 새로운 감사인을 찾을 시간을 줘야 한다는 논리다. 2016회계연도 기준 안진이 감사하는 기업은 총 1068개(상장회사 223개 포함)에 달한다.

제재의 실효성을 위해서도 빨리 판단 내려야 한다고 금감원은 주장한다. 부분 업무정지는 새로운 감사계약을 체결하는 행위만 금지할 뿐 이미 맺은 감사계약에 따른 업무 수행에는 제약이 없다. 대부분의 신규 감사계약이 종료되는 4월이 지나 부분 업무정지와 같은 제재가 이뤄지면 결국 유명무실한 제재가 되고 만다는 설명이다.

한두 달 안에 1심 판결이 나오기 때문에 재판 결과를 보고 제재해도 늦지 않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법적 판단기준과 행정제재를 위한 판단기준은 엄연히 다르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고의성에 대한 입증이 엄격히 요구되는 사법적 판단과 달리 중대 과실에 대한 책임만 분명하게 드러나면 행정제재를 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회계업계 “법원 판결 기다려야”

딜로이트안진 측은 이 같은 움직임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안진에 대한 법원의 1심 판결이 나오는 5월 전에 행정제재가 먼저 이뤄지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안진은 회계감사기준 적용지침에 명시된 ‘감사의 고유한계’를 적용하면 법인뿐 아니라 개인들도 사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감사의 고유한계’는 회계부정이 회사 측에 있을 경우 이는 회계법인의 감사 실패로 볼 수 없다는 것이 골자다. 대우조선해양의 이중장부 의혹, 회계사들을 고의로 속이려 한 정황이 담긴 이메일 등을 무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업계도 비판적이다. 행정제재는 법원 판결과 관계없이 내릴 수 있다는 금감원 주장은 형식논리만 강조한 것으로 업계를 감독하고 이끌 책임 있는 입장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2000여명에 달하는 딜로이트안진 직원들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제재를 우선적으로 내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탄원서 제출을 검토 중이다.

‘시장 혼란 최소화’도 법원의 ‘유죄 판결’을 염두에 둔 논리라는 지적이다. 안진 관계자는 “3월 말 영업정지가 내려지면 이후 5월 판결에서 무죄를 받더라도 업계 전체가 돌이킬 수 없는 큰 타격을 받는다”고 걱정했다. 만약 안진이 3월 말 영업정지를 받으면 1068개에 달하는 해당 회계법인 담당 감사기업은 새로운 감사법인을 선임해야 하는 혼란에 빠진다.

회계업계도 빅4체제가 빅3체제(삼일회계, 삼정KPMG, EY한영)로 개편되면서 남은 회계법인들이 1000개의 기업을 분담해 감사해야 하기 때문에 ‘감사의 질’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청년공인회계사회는 “신속한 처리만 강조할 경우 회계투명성이 낮아지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태호/이유정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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