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기획 '김봉구의 소수의견'
[ 김봉구 기자 ] 서울대 교수가 두 딸에게 “베트남어를 배우고 농고(農高)에 가라”고 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같은 유명 벤처기업가들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급하는 기본소득 아이디어’를 지지하는 것은 어째서일까.
한경닷컴이 올해 새로 선보인 인터뷰 시리즈 ‘김봉구의 소수의견’에서 던진 질문들이다. 통념이나 대세와 거리가 있더라도 일리 있는 주장, 되새겨볼 만한 의견을 소개하자는 취지로 기획했다.
이분법적 기존 구도를 벗어나 달리 생각해볼 만한 지점을 짚어보고자 했다. 기본소득을 주제로 한 강남훈 한신대 교수 인터뷰가 그랬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기본소득 대선 공약을 ‘공짜 밥’이라고 비판했다. 진보와 보수, 혹은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 익숙하고 식상한 구도였다. 무상급식 논쟁이 타이틀만 기본소득으로 바꿔 재연될 것 같았다.
해외로 눈을 돌렸다. 실리콘밸리의 총아들은 기본소득을 4차 산업혁명 등 기술 발전의 부산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일자리가 줄고 소득 격차가 커지는 점을 감안하면 기본소득이 거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관점을 바꾸니 기본소득은 미래 이슈로 성격이 달라졌다.
‘뜨거운 감자’ 대통령 탄핵심판을 정면으로 다룬 인터뷰에서 이인호 중앙대 교수는 “탄핵심판은 정치재판이나 여론재판이 아니다. 헌법재판소의 객관적이고 독립된 ‘규범적 심판기능’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핵 정국에서 이 교수 의견은 헌법학자들 사이에서도 소수파에 속한다. 근본적 시스템의 문제를 제기한 이 기사는 페이스북에 300회 이상 공유되며 호응을 얻었다.
딸에게 사교육을 시키지 않고 농고에 보내겠다는 ‘섹시한’ 주장도 나왔다. 인구학 분야 권위자인 조영태 서울대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조 교수는 딸에게 통념과 다른 선택을 권한다고 했다. 시장 포화가 예상되는 ‘사’자 돌림 직업보다 바이오·유통·수출 등이 접목될 농산업 전망이 밝다는 이유를 들었다. 인구구조 변화를 토대로 미래사회에서의 희소성과 발전 가능성을 검토한 결과다. 같은 맥락에서 영어보다는 베트남어를 배우길 추천했다.
3000만마리 이상을 살처분하는 최악의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는 굼뜨고 허술한 대처 때문이었다. 송창선 건국대 교수는 AI 유형 예측이 어렵다며 신중론을 펴는 학계와 정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AI 원산지 격인 중국 상황만 잘 모니터링하면 국내에 어떤 유형의 AI가 유입될지 충분히 알 수 있다.” 송 교수 인터뷰는 네이버에 주요 뉴스로 소개되기도 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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