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가격 안올린 제품까지 계산
평균 인상률 낮춘 '꼼수'
햄버거만 보면 10% 올려
[ 노정동 기자 ] 연초부터 버거 프랜차이즈점들이 햄버거 가격을 줄줄이 인상하고 있다. 가격 인상 발표과정에서 이 업체들이 ‘이상한’ 계산법을 적용, 인상률을 낮게 보이려고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달 25일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고 발표하면서 평균 인상률은 1.4%라고 발표했다. 한국맥도날드가 가격 인상 품목으로 밝힌 제품은 대표 메뉴인 ‘빅맥세트’를 포함해 24개였다. 24개 품목의 평균 인상률을 계산해보니 5%였다.
한국맥도날드에 차이가 나는 이유를 물었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가격 인상률을 계산할 땐 전체 제품을 기준으로 한다”고 답했다. 가격을 올린 24개 제품의 평균 인상률을 발표한 게 아니라 가격 인상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제품까지 계산에 넣었다는 얘기다. 가격 인상 대상 품목 중 업체가 제시한 평균 인상률 1.4%보다 적게 오른 제품은 ‘치킨스낵팩’(1.28%)밖에 없다. ‘아이스크림콘’은 20%, ‘햄버거’는 11%, ‘슈슈버거’는 10% 넘게 올렸다.
다른 식품 업체들이 제품 가격 인상률을 발표할 땐 전체 품목 중 가격 인상 대상에 포함된 제품만을 대상으로 계산한다. 그래서 ‘일부 제품’의 가격을 올린다고 표현한다. 작년 12월 빵값을 올린 파리바게뜨를 비롯해 제품군이 수백 가지가 넘는 국내 제과회사, 라면회사, 음료회사 모두 이런 계산법으로 평균 인상률을 발표한다.
가격 인상 품목의 공개 범위와 대상도 투명하지가 않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24개의 대표 제품만을 알렸을 뿐 가격 인상 대상에 들어간 품목은 이보다 많다”며 “다만 그 대상은 외부에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프렌치 프라이 중간(미디엄) 사이즈는 이번에 1500원에서 1600원으로 6.6% 올랐다. 하지만 중간 사이즈를 제외한 다른 사이즈(스몰, 라지)의 인상률은 ‘영업비밀’이라며 밝히기를 거부했다. 매장에 가면 알 수 있는 사실을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상한 셈법을 적용하는 것은 버거킹도 마찬가지다. 버거킹은 지난 10일 8개의 메뉴 가격을 평균 0.68% 올린다고 발표했지만, 8개 메뉴 중 가장 낮은 인상률은 2.56%(와퍼주니어)다. 버거킹 관계자는 “평균 인상률은 이번 가격 인상에 포함되지 않은 전체 42개 품목을 대상으로 계산했다”고 말했다.
노정동 생활경제부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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