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별 옵션 대폭 줄여 수익성 극대화 추구
[ 박재원 기자 ]
다음달 새 전략 스마트폰 ‘G6’를 출시하는 LG전자가 그동안 유지해온 현지화 전략을 철회하기로 했다. 올해 스마트폰 부문에서 흑자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만큼 수익성 확보를 위해 꾸준히 확장했던 해외 영업 인력도 정리 작업을 마쳤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G6부터 바뀐 현지화 전략을 적용한다. 그동안 LG전자는 국가별 통신사가 원하는 사양에 맞춰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왔다. 현지 소비자 입맛에 맞게 조금씩 다른 기능을 추가해 판매한 것이다.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을 전 세계에 출시한 2015년 LG전자는 제품마다 현지화 옵션을 추가했다. DMB TV 시청이 인기있는 지역에서 출시하는 제품에는 ‘Digital TV’ 기능을 넣었고, 2개 번호를 1개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듀얼심(dual-SIM) 기능도 국가마다 옵션으로 제공했다. 이 밖에 중남미 지역에는 보급형 G시리즈로 가격대를 낮췄다.
하지만 미국 등 주요 판매 국가를 빼고는 판매량이 많지 않다 보니 팔수록 수익성이 악화됐다. 회사 관계자는 “애플은 세계에 동일 제품을 판매하지만 LG전자는 판매 확대를 위해 현지화 전략을 펼쳐왔다”며 “하지만 몇 대 안 팔리는 국가에서까지 이렇게 하다 보니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G6부터 단일 소수정예 제품으로 승부를 건다는 입장이다. 스마트폰 판매의 특성상 미국 등 판매량이 많은 국가에서는 통신사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지만 최대한 옵션을 줄여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해외 영업처도 대폭 정리했다. G5 출시 당시 공격적인 판매 확장을 위해 해외 영업 인력을 확충했지만 판매가 부진하면서 빛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G5의 부진으로 7분기째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LG전자는 이처럼 판매전략 수정 외에도 대대적인 인력 조정 작업을 단행했다. LG전자는 지난 한 해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본부 직원을 전년 대비 30% 가까이 줄였다. 2015년 말 총 7427명이던 MC본부 인력은 지난해 9월 말 5686명으로 감소했다. 4분기에도 구조조정이 이어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 한 해 2000명 넘게 인력 감축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딛고 체질 개선을 마무리한 LG전자는 G6의 흥행을 위해 사활을 걸었다. ‘가전 장인’에서 스마트폰 분야까지 뛰어든 조성진 부회장은 최근 여의도 트윈타워 대신 가산MC본부로 월 3~4회 출근하며 스마트폰 사업을 점검하고 있다. 조 부회장은 또 G6와 관련해 분기당 200만~300만대 분량의 부품 공급 라인을 확보했다. G5 실패의 원인 중 하나가 공급망 관리(SCM)의 실패로 초기 수요만큼 생산량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LG전자는 다음달 중순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간다. 이달 말 스페인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제품을 공개한 뒤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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