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당헌은 원안 · 큰절은 대안?
5분만에 '속전속결' 당명 당규 개정
사과-쇄신 '큰 절' 없이 '목례'만
▽영상 자유한국당 출범식 속 래빗GO
새누리당이 13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제7차 전국위원회를 열고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변경했습니다.
이날 정우택 원내대표는 "국가 안보와 민생을 책임지는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며 개혁보수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의장도 새누리당을 버리고, 자유한국당으로의 쇄신을 재차 천명했죠.
지지자들은 큰 박수소리로 화답했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자유한국당의 당헌 개정 절차를 두고 지도부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왔습니다.
김영선 전 국회의원(일산 서구 당협위원장)이 "의견 있습니다"라며 손을 들었습니다. 그는 "개정되는 당헌, 당규가 진행되면 대표와 최고위원들만을 위한 당이 된다. 이 상황에 우리가 어떤 의견을 낼 수 있냐"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청년위원회 및 여성위원회 위원장 뿐만 아니라 위원까지 당 대표가 선임토록 규정한 당규가 문제였습니다.
순간 분위기는 어수선해졌죠. 안상수 전국위원회 의장은 "좋은 의견"이라면서도 별다른 추가 논의 없이 당헌 처리를 시도했습니다. "다른 의견이 없으면 박수소리로 만장일치 처리하겠다"라고 의사봉을 잡았죠.
그 순간 다른 전국위원이 나서서 의결을 막았습니다. "누가 손들고 안 들고로 찬성 가결을 결정하는 거 보다 소신있게 판정을 했으면 좋겠다"며 박수가 아닌 표결 처리를 요구했죠.
안 의장은 또 "좋은 의견 감사하다, 다른 의견 있나?"라고 물었습니다. 이번엔 다른 의견이 없었습니다. 반대하는 사람 거수를 요청했더니 4~5명이 손을 들었습니다. 안 의장은 4~5명 밖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점을 김 전 의원에게 알린 뒤 재차 만장일치 박수를 청했습니다. 당헌, 당규 개정은 거수 동의 방식으로 결국 원안이 확정됐습니다.
이날 마지막 하이라이트로 '큰절' 퍼포먼스가 예정돼 있었습니다. 자유한국당 의원과 원외 위원장 전원이 무대 큰절을 하기로 한거죠. 하지만 공간이 협소하다는 이유로 '큰절'은 하지 않고, '목례'만 했습니다.
전국 위원 중 한 명이 "야, 큰절하라고", "무릎 꿇어" 등 고성과 야유를 쏟아냈습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및 박근혜 대통령 연루에 사과하고, 철저한 쇄신을 다짐하며 새누리당 이름을 버린 자유한국당. 그 사과와 쇄신의 의미를 담은 자유한국당의 큰 절을 촬영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취재진도 다소 허탈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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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김민성, 연구= 신세원 한경닷컴 기자 tpdnjs022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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