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상공회의소 이끈 적임자
"범 삼성가…수락 가능성 적어"
[ 김순신 / 김보라 기자 ] 손경식 CJ그룹 회장(78·사진)이 전국경제인연합회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존폐 위기에 놓인 전경련의 쇄신을 위해선 2005년부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8년 가까이 지낸 손 회장이 적임자라는 재계의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오는 17일 정기총회의 사전 절차인 이사회를 개최하고, 24일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정기총회를 열기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이 손 회장에게 차기 회장직을 맡아줄 것을 부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경련 관계자는 “차기 회장은 회장단에서만 철저히 논의되고 있어 결과가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 알 수 없다”며 “정기총회 때 구체적인 쇄신안을 내놓기는 어렵지만, 차기 회장이 정해져 조직을 수습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직원들의 바람”이라고 전했다.
전경련은 당초 차기 회장 후보를 10대 그룹에서 찾았지만 모두 고사했다. 이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 거물급 관료 출신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모두 고개를 저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20~30대 그룹 회장들에게 의사를 타진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오너로 통하는 손 회장이 적임자라는 의견이 급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외삼촌이다. 손 회장 외에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일각에서는 손 회장이 전경련 차기 회장직을 고사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CJ그룹 관계자는 “경영에 전념하기 위해 임기가 남은 대한상의 회장에서 물러난 손 회장이 전경련 회장직을 맡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전경련 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더라도 지금으로선 손 회장이 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대한상의 회장 출신이 전경련 회장을 맡은 전례가 없다”며 “삼성그룹이 전경련 탈퇴를 공식화한 상황에서 범(汎)삼성가(家)인 CJ그룹 회장이 전경련 회장직을 맡는 게 부담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순신/김보라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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