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개 OECD 국가 중 '하위 10%' 소득 증가율 3위
■ 아하! 이런 뜻이
지니계수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수치. 0~1 사이 숫자로 표현하며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이 크다는 의미. 우리나라는 0.34로 소득 불평등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죠.
OECD 34개 회원국 대상 조사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하위 10%와 상위 10%에 속하는 가구의 소득은 증가했을까, 감소했을까? 미국 온라인 경제매체인 쿼즈닷컴(qz.com)이 이것에 대한 답을 최근 내놨다. 조사를 위해 쿼즈닷컴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34개 회원국의 소득 통계 자료(2012~2014)를 사용했다. 비교 연도는 2007년.
OECD 평균은 ‘하위 10%’ 가구의 소득이 7년간 13.8% 줄어든 반면 상위 10%는 0.7% 늘었다. 금융위기 이후 소득 회복 속도가 하위 계층에서 느렸다는 점을 보여준다. 2007년에 비해 가구 소득이 늘어난 국가는 11개국이었다. 23개국 국가의 가구 소득이 줄어든 것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 가구 소득이 줄어든 국가 중에는 남유럽 PIIGS 국가(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중 스페인만 빼고 모두 포함됐다.
그리스는 하위와 상위에서 소득이 모두 줄었다. 하위 10%에선 69%나 소득이 감소했다. 상위 10% 감소폭도 45%나 됐다. 소위 ‘복지 천국’이라는 그리스는 위기에 매우 허약한 체질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그리스는 ‘국민이 원하는 것은 다 주어라’는 식으로 무차별 무상복지를 시행한 대표적인 나라로 꼽힌다. 정년퇴직하면 가장 많이 받은 연봉의 90%까지 주는 나라가 그리스다.
‘복지’ 그리스···하위계층 “살기 더 어렵다”
이러다 보니 일 안 하고 돈 받는 풍조에 찌들었다. 정년 퇴직만 바라보고 회사를 다닌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공무원이 전체 인구 4명 중 1명일 정도로 민간 영역, 즉 시장경제가 활기를 잃고 있다. 공무원은 생산하지 않고 세금으로 사는 사람이다. 공무원이 늘면 궁극적으로 돈 벌어 세금을 낼 사람이 적어지게 돼 결국 국가가 빚을 내 복지비를 충당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그리스 정부는 과다한 복지 비용을 대지 못해 다른 나라에서 빌려쓰다 유럽연합(EU)에서 쫓겨나기 직전까지 몰렸다. 지금은 EU 구제금융으로 나라 전체가 목숨을 이어가고 있다. EU 내에선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국가로 분류돼 있다.
포르투갈의 감소폭도 57%나 됐고 아일랜드와 이탈리아도 각각 50%와 36% 마이너스였다. 이들 국가는 상위 10%에서도 가구소득 감소를 맛봐야 했다. 감소 국가 중에는 우리가 잘 아는 미국 일본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핀란드 스웨덴 룩셈부르크 멕시코 캐나다 프랑스 덴마크 등이 포함됐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하위 10% 가구 소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금융 위기에도 불구하고 하위 10%의 소득이 늘어난 나라도 있을까? 물론 있다. 하위 10%의 소득이 가장 많이 늘어난 나라는 뉴질랜드다. 하위 10% 가구 소득이 무려 41% 늘어났다. 그 다음이 칠레다. 30%나 개선되는 증가율을 보였다. 상위 10%에서도 소득증가율이 42%를 기록했다. 칠레가 마치 우주에선 온 나라 같다. 그 다음이 바로 대한민국이다. 하위 10%에서 30% 증가율, 상위 10%에서 10%의 증가율을 자랑했다.
한국이 살기 어렵다? 천만에
많은 사람은 한국이 살기 어려워졌다고 말한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감은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는 통계를 잘 봐야 한다. 실제 성과와 감은 다를 수밖에 없다. 언론들이 그저 ‘어렵다’ ‘못살겠다’고 하지만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사정과 성과가 우수하다. 우울한 전망과 평가는 사실과 거리가 있음을 볼 수 있다. 연휴 때마다 인천국제공항이 인산인해다. 터키(24%) 폴란드(23%) 영국(10%) 호주(8%) 독일(5%)도 하위 10% 소득이 증가했다.
복지가 잘 돼 있고 소득불평등이 작은 나라로 알려진 스웨덴은 하위 10% 소득이 11%나 감소한 반면 상위 10%는 17%나 늘었다. 스웨덴을 본받자 할 것이 아니라 한국을 본받으라 해도 될 듯하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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