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신한은행장 내정…3월 주총 후 취임
회장 후보 사퇴 후 급부상 "능력과 성과를 최우선 고려"
1985년 입행한 정통 '신한맨'…조 회장 내정자와 호흡 중요
신사업 추진·조직화합 나설 듯
[ 서욱진 / 윤희은 기자 ]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의 신한은행장 내정은 지난달 19일 신한금융지주 회장 선임을 위한 최종 면접에 참석했던 위 사장이 면접 현장에서 후보직을 사퇴할 때부터 예견됐다. 그는 당시 “신한의 미래를 위해 조용병 행장이 회장이 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며 “신한의 발전을 위해 조 행장을 옆에서 돕겠다”고 했다.
신한금융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는 7일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위 사장을 추천하면서 “조직의 미래를 이끌고 나갈 수 있는 역량과 비전을 가진 인재를 은행장 후보로 추천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더욱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행장 인선을 앞두고 이런저런 얘기가 많았지만 능력과 성과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능력 인정받은 ‘신한맨’
위 내정자는 스스로 사퇴했지만 차기 회장 후보에 올랐을 만큼 신한금융그룹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신한금융 자경위는 “위 내정자는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카드 사장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은행장으로서 요구되는 통찰력과 조직관리 역량을 고루 갖춘 인사”라고 밝혔다. 또 “신한카드 사장으로 재임하며 빅데이터 경영을 통해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는 등 경영능력이 입증된 후보”라고 설명했다.
위 내정자는 전략적 감각이 뛰어나면서 새로운 트렌드도 잘 받아들이는 경영자로 불린다. 새로 나온 정보기술(IT) 기기는 꼭 써보는 얼리어답터이기도 하다. 신한카드를 통해 신한금융의 핀테크(금융+기술) 등 신사업을 주도해온 배경이다.
신한카드는 판(FAN) 브랜드를 만들어 신한금융 전체 멤버십 플랫폼 브랜드로 키우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영업에 접목하기도 했다. 그는 조직 룰을 중요시하는 스타일이어서 1년 선배인 조 회장 내정자를 보좌하는 데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 회장 내정자처럼 능력 있고 리더십 있는 중립적인 인사를 회장으로 결정했으니 자회사 리더는 철저하게 능력으로 검증해야 겠다고 생각했다”며 “중립 성향의 회장과 실력자 은행장으로 신한은 최강의 팀을 구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갈등 극복은 과제
위 내정자는 1985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후 신한금융에서만 일한 정통 ‘신한맨’으로 승승장구했지만 행장 선임 과정에서 다시 불거진 ‘신한사태’의 앙금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그는 2010년 경영진이 충돌한 신한사태 때 신한금융지주 홍보담당 부사장을 맡았다. 시민단체인 금융정의연대는 지난 1일 위 내정자를 위증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신한금융 자경위는 이에 대해 “과거 신한사태와 관련해 시민단체가 위 내정자를 검찰에 고발한 내용에 대해서는 신한은행 준법감시인을 통해 설명을 듣고 논의 후에 은행장 후보로 추천하는 데 있어 문제가 될 사항이 아니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한 회장은 신한사태와 무관한 화합형인 조 행장이 차기 회장이 됐으니 신한은행장은 철저하게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능력에 따라 선임돼야 한다는 의견을 고수했다. 이날 기자들에게도 “6년6개월이 지난 신한사태는 이제 마무리돼야 한다”며 “회장과 행장이 최강의 팀으로 구성됐으니 이들이 충분히 과거를 매듭짓고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기 회장이 될 조 내정자와의 관계도 중요하다. 조 회장 내정자와 위 내정자는 2015년 신한은행장 선임과 지난달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선임 등 두 번이나 경쟁했다. 한 회장은 “지주에 인사권이 있고 이것이 지켜지면 은행장과 회장 사이가 안 좋고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 위성호 신한은행장 내정자는
△1958년 서울 출생 △서울고,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1985년 신한은행 입행 △1999년 반포터미널지점장·과천지점장 △2004년 PB사업부장 △2007년 신한금융지주 경영관리담당 상무 △2008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2012년 신한금융그룹 WM부문장(부행장) △2013년 8월 신한카드 사장~
서욱진/윤희은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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