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키보드 사이로 옮겨
베젤 두께 줄며 가벼워져
소비전력 검증만 2000여회
최대 24시간 사용 가능해
[ 추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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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시장이 매년 위축되고 있지만 초경량 울트라슬림 노트북만은 다르다. 2014년부터 매년 25% 이상 판매량이 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국내에서 판매된 노트북 10대 중 6대가 울트라슬림 노트북이다.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곳이 LG전자다. 지난달 선보인 14인치 울트라슬림 노트북 ‘초경량 그램 14’는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14인치 노트북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이 노트북의 무게는 860g으로, 1년 만에 무게를 120g 줄이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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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램 신제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웹캠 위치다. 일반적으로 웹캠은 노트북 화면 상단에 장착돼 있다. LG그램은 웹캠을 모니터와 키보드를 연결하는 힌지로 옮겼다. 베젤 폭을 줄이기 위해서다. 그 덕에 전체 노트북 면적은 기존 대비 10% 줄었고, 무게는 약 100g 가벼워졌다. 이태균 선임연구원은 “통상 키보드와 모니터를 110~120도 각도로 열어놓고 사용한다”며 “웹캠 위치를 바꿔도 사진이나 영상을 찍을 때 얼굴을 최대한 왜곡 없이 찍을 수 있도록 카메라 각도를 30도 정도 낮췄다”고 설명했다.
한 번 충전한 뒤 하루 종일 외부 전원을 연결하지 않고 사용하기 위해선 소비전력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초경량 그램은 최대 사용시간이 12시간, 올데이 그램은 22~24시간에 달한다. 올데이 그램 사용시간은 기존 제품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다. 올데이 그램은 배터리 용량을 늘리면서 무게가 조금 늘었지만 사용자가 200~300g의 어댑터를 온종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돼 전체 무게는 오히려 줄었다는 설명이다. 이영희 선임연구원은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계열사와 협력해 저전력설계를 했다”며 “한 번에 최대 40대의 노트북을 동원해 총 2000여회의 소비전력 검증을 거쳤다”고 말했다.
김대호 수석연구원은 “회로를 설계할 때도 무게를 줄일 수 있는 아주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메모리 라벨 두께를 줄이고 히트파이프(방열관)의 불필요한 부분은 구멍을 뚫어 무게를 낮췄다. 메인보드 한쪽 면에만 설치하던 반도체칩, 인쇄회로기판(PCB) 등을 양면에 배치해 무게와 부피를 줄였다. 이 같은 양면 실장 설계를 통해 PCB 무게가 72g에서 48g으로 가벼워졌다. 이태균 선임연구원은 “내장 스피커 무게를 3g 줄이는 데만 3000만원의 연구개발(R&D) 비용이 들어갔다”고 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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