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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만에…롯데케미칼, LG화학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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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3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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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영업이익 2조5478억원 기록…'1위' LG 5000억 이상 추월

    사업다각화 안한 롯데케미칼
    업황 따라 실적 변동 가능성 커

    LG, 실적은 안정…신사업은 부진



    [ 주용석 기자 ]
    롯데케미칼이 1976년 창립 이후 40년 만에 처음으로 LG화학을 제치고 석유화학업계 영업이익 1위로 올라섰다. 롯데케미칼의 ‘석유화학 올인’ 전략이 때마침 찾아온 유례없는 석유화학 호황과 맞물린 덕분이다. 하지만 석유화학 사업은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사이클 사업이어서 사업 다각화를 하지 않은 롯데케미칼은 불황 때 실적이 크게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매출 13조2235억원, 영업이익 2조5478억원을 기록했다고 2일 발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2.9%, 영업이익은 58.1% 늘었다. 저유가로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재료 가격이 하락한 가운데 석유화학 제품 수요는 일정 수준을 유지하면서 이익이 크게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이면서 연간 기준으로는 처음 화학업계 선두인 LG화학을 넘어섰다. LG화학은 지난해 매출 20조6593억원, 영업이익 1조9919억원을 올렸다. 롯데케미칼은 매출이 LG화학의 64%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은 5500억원가량 많다.

    이는 석유화학 부문에 전력투구한 전략이 주효한 결과다. 롯데케미칼은 2010년 1조5000억원을 들여 말레이시아 에틸렌(석유화학 기초 재료) 생산업체인 타이탄을 인수하는 등 석유화학 범용 제품에 대한 설비투자를 꾸준히 늘렸다. 당시 중국의 경기 회복 지연과 공급 과잉으로 범용 제품 투자 확대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2015년 이후 화학업종 시황이 개선되면서 롯데케미칼의 전략이 빛을 봤다.

    롯데케미칼은 이후에도 국내외 에틸렌 설비를 늘리는 등 석유화학에 집중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최근 미국에 에탄가스를 이용해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짓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원료 다변화일 뿐 화학사업이라는 큰 틀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반면 LG화학은 석유화학 일변도에서 벗어나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LCD(액정표시장치) 필름 등 정보전자 소재에 이어 바이오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기존 화학사업에서도 범용 제품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제품을 늘리고 있다.

    막강한 자본력과 설비를 갖춘 중국, 중동의 후발 화학사들이 언제 추격해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국내 화학업계 1, 2위가 상반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화학업계에서는 LG화학이 과거 미국, 유럽, 일본 화학사들이 후발주자의 추격을 뿌리칠 때와 비슷한 전략을 쓰고 있는 데 비해 롯데케미칼은 호황 때 번 돈으로 화학부문 몸집을 키워 다음 호황 때 더 큰 이익을 노리는 전략을 쓰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전략 차이는 두 회사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11년 1조4000억원대 이익을 내다 2012~2014년에는 연간 영업이익이 3500억~48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이후 호황이 찾아오면서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올렸다. 이런 사이클이 언제든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LG화학은 2011년 사상 최대인 2조8187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뒤 실적이 주춤하긴 했지만 이후에도 매년 1조3000억~1조9000억원대 이익을 냈다. 그만큼 실적이 안정적이다. 다만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먹거리가 아직까지 제대로 이익을 못내고 있는 게 LG화학의 고민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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