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정진 정치부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주자 중 한명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여느 후보들과 다른 색다른 홍보전에 나서고 있습니다. 다른 후보들과 달리 대중 접촉면이 적었다는 판단 때문인지 각종 방송프로그램 외에도 예능 프로그램이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한 얼굴알리기에 나섰습니다.
최근 개그맨 양세형이 진행하는 ‘숏터뷰’라는 짧은 인터뷰 프로그램에 나와서는 특유의 뽀뽀 세레모니를 날렸습니다. 해외 유명 속옥 브랜드인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델들이 날리는 손키스를 안 지사가 흉내내자 그에게 ‘빅씨(빅토리아 씨크릿) 안희정‘이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잘생기고 훤칠한 외모 때문에 온라인 상에선 ‘충남 엑소’라는 별명도 만들어졌습니다. 네티즌들이 “남성 아이돌 그룹 엑소(EXO) 맴버로 들어가도 되겠다”며 연일 외모 칭찬을 하자 그 이후 ‘충청남도의 엑소’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것을 안지사가 직접 줄여 부르기 시작한 겁니다.
딱딱하고 고루한 정치인의 이미지를 벗기 위한 안 지사의 노력은 여기서도 그치지 않습니다. 국내 인기 커뮤니티인 ‘디씨인사이드’의 주식갤러리에 ”저...레알.... 안희정 충남도지사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직접 온라인으로 자신이 안희정 충남지사 임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보통 유명인들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글을 남기는 사람을 막기 위해 ‘인증샷’을 남기는데 안 지사 역시 진짜 충남지사임을 의심하는 사용자들을 위해 해당 커뮤니티에 글을 남기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은 ‘인증샷’으로 남기기도 했습니다. 글이 올라가자 “신기하다. 진짜 안 지사다”, “안 지사도 디씨인사이드 유저였나” 등의 반응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이번엔 안 지사는 자신을 소개하는 소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공개했습니다. ‘안희정 소개어플’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이 앱은 26일 밤 12시에 공개된다고 합니다. 앱을 통해 인간 안희정이 누구인지, 안 지사가 어떤 생각으로 정치를 하는지, 무슨 대선 계획을 갖고 있는지 소개한다고 합니다.
안 지사 측 캠프는 걱정이 많습니다. 아직 후순위에 있는 안 지사 지지율을 걱정하는 것은 물론, ‘희정’ 이라는 여성적(?)인 이름 덕분에 그를 여성 후보로 알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까지 얼른 바꿔야한다는 조급함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안 지사측은 이를 커뮤니티, 예능 프로그램, 스마트폰 앱 등 다양한 경로로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정치에서 소외된 20대와 30대 시민들의 마음을 얻겠다는 계산도 깔려있는 듯 합니다. 그가 여타 대선 주자들이 커다란 광장이나 대규모 행사장에서 대대적으로 모이는 화려한 대선 출정식 대신 작은 소극장에서 일반 시민들과 5시간에 걸친 끝장토론을 한 것도 이런 숨은 지지자들을 향한 진심을 전달하려는 노력 아닐까요. (끝) /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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