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당원으로 정권교체 노력"
[ 손성태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사진)이 26일 전격적으로 대통령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시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지회견을 하고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의 염원과 기대, 그리고 저의 역할 등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한 끝에 불출마를 결정했다”며 “앞으로 국민의 염원인 정권교체를 위해 더불어민주당 당원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정치를 잘 몰랐던 것 같다”며 “반성하고 성찰해 새롭게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어 “다시 시민 속으로 들어가겠다. 서울시장으로서 서울을 안전하고 시민들이 행복한 세계 최고의 글로벌 도시로 만들어나가겠다”며 “성찰과 단련의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야권 유력 주자였던 박 시장의 중도하차로 민주당 대선 후보를 뽑는 경선 흥행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박 시장의 사퇴로 민주당 경선은 1강(문재인 전 대표) 2중(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박 시장 지지자가 이재명 시장과 안희정 지사 중 어느 쪽을 택하느냐에 따라 경선 2위 주자의 향배가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박 시장의 불출마는 3% 수준(지난주 리얼미터 조사)에 머물러 있는 부진한 지지율과 김부겸 의원과 공동으로 제안한 ‘야 3당 공동경선 및 공동정부구성’안이 수용되지 않은 것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당헌당규위원회는 박 시장 등이 공동경선을 주장한 날 완전국민경선과 결선투표, 모바일투표 등을 골자로 한 경선룰을 발표했다.
박 시장은 ‘경선룰’ 불복이란 일각의 시선을 의식한 듯 “(불출마가) 당의 경선 규칙 결정과는 관계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말했다.
박 시장과 함께 당의 경선룰 확정에 반발했던 김 의원도 설 연휴 기간 지역구인 대구에 머물며 경선 완주 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주변의 친한 의원들에게 “더 고민해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박 시장의 불출마와 관련, “참으로 어렵고 고마운 결단을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민은 치열한 경쟁에도 관심을 두지만 또 아름다운 양보와 협력에 더 크게 감동한다”며 “박 시장의 그 아픈 결단과 어려운 결단, 그러면서 아름다운 결단이 우리 민주당의 대선 승리와 정권교체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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