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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재tv, 박근혜 대통령 인터뷰] 박 대통령 "탄핵, 오래전부터 기획됐다는 느낌…배후 말씀 드리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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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는 모르는 일
유진룡 전 장관, 재직 때·퇴임 후 말 달라 개탄스러워
최순실은 심부름한 사람…사익추구 몰랐던 게 불찰
특검 수사는 받을 것…시기·장소 조율 중

"넘어선 안될 선 있는데…국회에 누드그림 전시, 이게 정치 현주소"

세월호 7시간 집요한 의혹제기…여성비하 포함된 것이라 생각
대북관계 개선 시도했지만 미사일과 핵으로 되돌아와
사드는 영토·생명 지키는 수단
지난 선거때 1500만명이 지지…제대로 보답 못해 죄송한 마음



[ 장진모/박상익/김기만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인터넷 방송 ‘정규재tv’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 사건 이후 전개된 촛불집회,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특검 수사,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등에 대해 1시간여 동안 담담하게 의견을 밝혔다. 언론 등을 통한 각종 의혹 제기에 대해 아닌 것은 아니라고 답하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면서 다시 한번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의 ‘까칠한’ 질문에도 비교적 여유를 갖고 차분하게 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떻게 지내고 계십니까. 며칠 전 국립서울현충원에 다녀오셨다고 들었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항상 설 전에는 참배하고 부모님께 생전같이 말씀도 드리고 하는데 이번에는 착잡한 마음으로 다녀왔고, 말씀도 좀 오래 드렸습니다.”

▷최근 국회에서 대통령을 풍자한 누드그림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아무리 심해도 넘어서는 안 되는 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무 거리낌도 없고, 죄의식도 없이 쉽게 넘을 수 있다는 걸 보면서 한국 정치의 현주소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오전엔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헌법재판소에서 폭로했다고 합니다. 어떤 기분이셨는지요.

“장관으로 재직할 때 말과 퇴임한 뒤에 한 말이 달라지는 건 개탄스러운 일입니다.”


▷탄핵을 요구하고 촛불시위하는 국민은 ‘우리의 지도자가 왜 최순실 같은 급으로 놀았나, 혹시 판단능력이 떨어지는 분이 아니냐’고 분노하는 것입니다. 청와대에서 굿을 하거나 향정신성 의약품에 중독됐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이렇게 3개월간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과 분노, 증오가 지속됐습니다.

“향정신성 약품 근처에 가보지도 않았습니다. 굿을 해본 적도 없습니다.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그런 허황된 이야기를 들으면서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탄핵시키기 위해 어마어마한 거짓말을 만들어내야만 했다고 한다면 탄핵근거가 얼마나 취약한 것인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언론의 거짓말 보도에 대해 왜 정정보도 요청이나 소송, 그리고 반론권이라든지 이런 절차가 작동되지 않았습니까.

“전에도 그런 일들이 있었는데 그것이 한번 만들어져서 바람이 불면 ‘그게 아니다’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이미 짜여진 프레임 바깥의 이야기는 받아들이지 않는 풍조가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이렇게 이야기라도 할 수 있지. 처음에는 뭘 해도 ‘그건 다 아니야’ 이런 식이었습니다.”

▷일부 방송에서 최씨가 연설을 첨삭했다고 폭로했을 때 이를 바로 일부 시인하셨습니다. 일련의 대국민사과가 그 이후 수없이 쏟아진 이야기를 모두 시인하는 것처럼 돼버렸습니다.

“저한테 이런 충고를 하는 사람이 있어요. ‘우리 사회에서는 사과를 하면 안 된다. 잘못해도 버텨야 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때 사과한 것은 연설문의 표현이나 홍보적 관점에서 (조언을) 받아들인 게 전부인데 저렇게 많은 자료가 나갔을까. 그건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저도 몰랐던 일들이 나왔어요. (최씨가) 사익을 취했고, 이건 처음 듣는 이야기거든요. 하지만 그걸 몰랐다는 것은 결국 ‘내 불찰이 아니냐’라고 생각해서 국민에게 사과를 드렸던 거죠.”

▷정윤회 씨와 밀회를 하셨습니까. 너무 죄송한 질문입니다만.

“나라 품격 떨어지는 이야기입니다. 민망스런 이야기가 요즘은 아무것도 아닌 것같이 막하고 행동하고. 이건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정씨는 취임도 하기 전 오래전에 다른 사정으로 저 돕던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게 됐는데 그 후 만난 적도 없습니다. 이게 얼마나 거짓말입니까.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얼마나 많은 오해와 허구와 거짓말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는 걸 증명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씨와 다른 이유로 오래전에 떠났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밝힐 수 없습니까.

“다 개인적인 일입니다. 사람이 돕다가 떠날 수도 있고요.”

▷최씨와 고영태 씨의 관계를 아십니까.

“고영태라는 이름과 존재조차 몰랐습니다.”

▷정유라에 대해서도 허다한 소문이 있습니다. 정유라가 대통령의 딸이라고 말입니다.

“자꾸 품격 떨어지는 질문만 하시는데요. 정말 끔찍한 거짓말, 저질스런 거짓말입니다.”

▷정유라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입니까.

“어릴 때 봤죠. 오래전 이야기입니다. 이번에 정유라라고 개명했다고 들었는데 저는 유연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명한 것도 이번에 알았습니다. 최서원으로 개명한 것도 이번에 알았습니다.”

▷검찰에서는 최씨와 대통령이 사실상 경제적 공동체라고 했습니다. 은행계좌를 같이 사용하십니까.

“그런 것 없습니다. 말이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희한하게 경제공동체라는 말을 만들어냈는데 엮어도 너무 엮은 것입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이 최씨 국정농단이라고 합니다. 최씨가 김종 전 문체부 차관, 교육문화수석 등을 통해 대통령 뒤에서 조종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입니다. 인정하십니까.

“아뇨. 국정농단이라는 게 인사개입, 기밀누설, 정책관여 등 크게 세 가지 분야로 나눌 수 있는데 정책에 관여했고 기밀을 누설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인사는 가능한 한 여러 곳에서 천거를 받아 최적 인물을 찾게 됩니다. 공식라인도 있고 다른 사람들도 추천할 수 있습니다. 추천을 받아도 다 되는 게 아닙니다. 절차가 있어서 검증하고 비교해보고 이 사람이 잘할 것 같다는 판단이 서면 그때 인사를 합니다. 인사는 한두 사람이 원한다고, 천거한다고 될 수 있는 시스템이 전혀 아닙니다.”

▷최씨가 교육문화분야 외에 다른 부처의 인사 추천은 없었습니까.

“문화 쪽 외에는 없습니다. 추천해도 검증을 거쳐야 합니다.”

▷최씨가 인물을 추천할 때 직접 말씀을 드립니까, 아니면 인사 비서라인을 통해 이뤄집니까.

“주로 비서관을 통해 이뤄집니다.”

▷최씨의 국정농단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면 이번 사건은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정윤회 사건, 문고리 3인방, 우병우 사건에 이어 어느 순간 최씨 문제가 터졌습니다. 왜 방치됐나, 대통령으로서 막아야 할 것을 놓치지 않았냐. 다시 말해 개인의 윤리는 충실했는데 대통령이 지켜야 할 일에 소홀하지 않았느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제가 그걸 잘 살피지 못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제 불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씨가 여러 회사를 만들었는데요. 이런 것을 전혀 모르셨습니까.

“네. 몰랐습니다.”

▷특검이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을 구속시켰습니다.

“뇌물도 아닌데 구속까지 한 건 개인적으로 너무 과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블랙리스트가 예전부터 있던 겁니까.

“모르는 일입니다.”

▷이른바 4대 개혁 대상, 즉 국회 언론 노조 검찰 등 4대 세력이 동맹군이 된 듯 대통령을 포위하고 침몰시키고 있습니다. 왜 그렇다고 보십니까.

“너무 많은 허황된 이야기가 떠돌다 보니 그걸 사실이라고 믿었던 사람이 있었고, 개혁추진에 반대세력도 있었고, 체제에 반대하는 세력도 합류한 게 아닌가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된다면 그동안 추진해온 개혁은 잊혀지겠죠.

“그렇게 노력했던 개혁이 무너지는데 또 개혁할 엄두가 날까요. 영원히 물 건너가지 않을까요.”

▷이번 사건을 보면 누군가가 언론 뒤에서 자료를 주거나, 굳이 음모는 아니라 하더라도 누군가가 뒤에서 관리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토로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동안 진행 과정을 추적해보면 뭔가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 기획이 누구의 것일까라는 심증은 있습니까.

“지금 말씀 드리기 좀 그렇죠. 뭔가 우발적인 것은 아니라는 느낌은 갖고 있습니다.”

▷헌재의 탄핵심판 절차가 공정하다고 보십니까. 결과를 수용할 수 있습니까.

“공정한 재판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재판받는 입장에서 그 이상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헌재에 출석하십니까. 특검수사는 언제 받을 계획입니까.

“헌재 출석은 아직 검토된 바 없습니다. 특검조사에는 임할 생각입니다. (시기와 장소를) 조율 중입니다.”

▷촛불시위가 대통령이 잘못한 민주주의를 우리가 회복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촛불시위는 광우병 시위의 연장선일 뿐이라는 양론이 있습니다.

“광우병 사태와 이번 사태가 근거가 약했다는 점에서 비슷한 점이 있다고 봅니다.”

▷촛불시위에 직접 나가서 육성으로 말씀할 계획은 없습니까.

“다 보고 있어요. 직접 나갈 계획은 없습니다.”

▷요즘에는 태극기 집회 참여인원이 더 많아졌고 열기도 뜨거워졌습니다. 위로를 좀 받으십니까.

“그분들이 눈도 오고 추운 날씨에 왜 계속 나오시는가에 대해 생각해보면,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법치를 지키기 위해 고생을 무릅쓰고 나오는 것 같습니다. 가슴이 좀 미어지는 심정입니다.”

▷태극기 집회에도 가실 생각이 없습니까.

“아직 정해진 바가 없습니다.”

▷대통령 재임 중에 중요한 선택을 많이 하셨는데 ‘나의 이런 선택은 기억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떤 게 있습니까. 개성공단 폐쇄도 최씨의 작품이라는 보도가 있는데요.

“정말 어이가 없죠. 그동안 국가 정체성 수호 기반을 다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통합진보당 해산도 있고요. 또 한편으로는 경제분야에서 재정관리를 잘 하고, 펀더멘털을 잘 관리해서 국가신용등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데도 심혈을 기울여왔습니다. 블룸버그통신 혁신지수에서 우리나라가 4년 연속 1등을 해 보람을 느낍니다.”

▷탄핵이 없었더라면 지금 어떤 정책에 매진하고 있었을까요. 아쉬움이 많을 텐데요.

“대북관계 그리고 국제사회와 약속한 일도 있고, 그리고 24개 핵심 개혁과제를 뿌리내리는 데 심혈을 기울여 마무리를 잘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안타깝습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중국이 우리나라를 협박하는 양상입니다. 사드 문제는 중국과 합의할 순 없었습니까.

“중국과도 많은 소통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사드는 우리가 추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영토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 시스템입니다. 이걸 안 하겠다고 하면 그것은 잘못된 나라죠.”

▷대통령의 직무상태가 중국의 신경질적인 반응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권한이 정지돼 있지 않았더라면 여러 가지 힘을 썼을 일이 있습니다. 국가가 발전한다는 게 물질적인 것만을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물론 골고루 풍요를 누려야겠죠. 동시에 나라의 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도 잘 살려고 노력하는 겁니다. 물질적으로 잘 살면서도 주권을 지켜내지 못하면 그건 나라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했는데요.

“세계의 경제와 안보 환경이 변화될 수 있습니다. 잘 대응하기 위해 민첩하게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는 이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헤쳐나갈지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잘 안 보이는 것 같아 걱정스럽습니다.”

▷예전 한나라당이 ‘차떼기’ 파동으로 천막당사를 경험한 적도 있지만 요즘 새누리당은 더 철저하게 무너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학교나 회사 등 사회에는 많은 단체가 있습니다. 하지만 동지 여러분이라고 부르는 단체는 정당이 유일합니다. 정당은 같은 신념과 가치관, 안보관, 역사관, 경제관을 공유하는 사람이 모여 만든 결사체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그 정당은 허약해집니다. 결사체다운 요건이 갖춰지지 못하면 정당은 유지하기 힘듭니다. 선거에서 표만 얻기 위해서 또는 이해관계로 만들어진 정당은 힘도 쓸 수 없고 나라를 위해 역할도 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위기 때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새누리당도 이런 기조 하에 평가돼야 합니다. 둥지가 튼튼해지면 대선 후보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정치권은 탄핵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습니다. 국민도 피로증을 느끼고 있고, 대통령이 탄핵당할 정도로 잘못한 것 같지는 않지만 기왕에 저질러진 것인데 그냥 빨리 과거로 가고, 대선에서 정치나 조용해졌으면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찬성하십니까.

“지금 그것을 이야기할 입장은 아닙니다.”

▷대선 후보가 많습니다. 이번에 대통령께서 혹독하게 고생하고 있는데 후보들에게 한마디 팁을 준다면요.

“(대선 후보들이) 그것도 모르고 대선 후보로 나왔겠습니까.”

▷저녁에 TV 드라마 보는 게 맞습니까. 정호성 전 비서관은 “그분은 워커홀릭이다. 서류를 쌓아놓고 공부하신다”고 헌재에서 증언했습니다. 무엇이 진실입니까.

“드라마를 많이 볼 시간은 없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면 지금까지 많은 일을 해낼 수 없었겠죠. 서류를 항상 봐야 합니다. 저녁 때도 보고, 필요하면 주말에도 그걸 갖고 (수석이나 장관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결정을 빨리 내려야 하기도 하고, 계속 생각하면서 협의하고….”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집요한 의혹 제기에는 여성 비하 의식이 잠재해 있다거나, 집단적인 짓궂은 관심들이라고 느끼십니까.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여성 대통령이 아니면 그런 식으로 비하받을 이유가 없겠죠. 대통령에 취임하고 나서 여러 나라를 다녔는데 여성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한 나라가 많습니다. 여러 나라를 방문해 한국에서 여성 대통령을 냈다는 것에 놀라워하고 높이 평가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외국인들이 여성을 비하하는 이번 사태를 접하면서 한국에 대해 가졌던 이미지가 많이 무너졌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은 일을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비교해볼 때 느낀 바가 있나요. 스스로 대처나 메르켈을 리더십 모델로 생각해본 적 있습니까.

“모두 훌륭한 여성 지도자입니다. 한국의 특수한 상황 속에서도 저 나름대로 리더십에 대한 노력과 고민을 해왔습니다. 남북대립 상황에 맞게 국익에 도움이 되도록 어떻게 리더십을 발휘할지 나름대로 고민하면서 쌓아온 것입니다.”

▷북한이 어떤 변화를 보일 것이란 예감이 있습니까.

“여러 민간 교류를 통해 시도해봤는데 그게 통하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미사일과 핵실험으로 돌아왔어요. 우리도 전략을 바꿔야 한다. 압박과 제재를 통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해야 한반도에 평화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노력해왔습니다.”

▷북한이 언제쯤 변화가 있을 것으로 봅니까.

“국제사회 제재에 북한이 상당히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열 길을 파고 한 길 더 파면 물이 나오는데 마지막 한 길을 안 파서 물이 안 나오면 소용이 없습니다. 끝까지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 추진해왔습니다.”

▷탄핵이 기각되면 그동안 잘못된 것은 바로잡혀야 할 것 같습니다. 가령 검찰권의 과잉 문제라든가 부풀려진 언론 보도 등을 바로잡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보는지요.

“국민이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나라가 이렇게 돼 있구나 하고 느꼈을 겁니다. 생업에만 종사하며 살았는데 이번에 우리나라에 이런 면이 있었구나 느끼고 회자되면서 드러났어요. 그런 공감대 아래에서 국민이 이렇게 건전하게 나아가야겠다는 쪽으로 힘을 모아 발전된 나라가 돼야 합니다. 지도자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최순실은 대통령에게 과연 어떤 존재였습니까.

“오랜 시간 알아왔습니다. 저 혼자 지내면서 소소하게 심부름하면서 곁에서 저를 충실히 도와준 사람입니다. 그러던 중 제가 몰랐던 일이 터졌습니다. 최순실 씨가 사익을 추구했다거나 국정에 개입했다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제가 몰랐던 것이 불찰입니다.”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지난 선거 때 1500만명이 넘는 유권자가 지지해줘서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됐습니다. 제대로 보답을 못 해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여러 가지를 마무리하면서 좀 더 완성시켜 나가야 할 일이 많은데 답답합니다. 그것보다도 허황된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오고 있어요. 진실이 아닌 것을 진실이라고 하고 카더라 같은 이야기가 산더미처럼 덮여 있습니다. 그런 소문들이 아니면 말고 하는 식의 과정이 일상화됐습니다. 아무도 책임질 필요가 없는 사회가 됐습니다. 너무나 많은 허구 속에서 오해를 받는 것이 속상하고 힘들지만 그것도 내 잘못이 아닌가 하고 받아들입니다. 또 국민이 이런 와중에서도 지지를 보내주고 응원해줘 힘들지만 힘이 납니다. 저는 철들 때부터 나라에 도움이 되고 국익을 신장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국민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내도록 그것만 생각하고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것만이 생의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명절 인사를 드리기에 적합할지는 모르겠지만 국민 여러분께서 오붓한 분위기에서 즐거운 명절 을 보내길 바랍니다.”

정리=장진모/박상익/김기만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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