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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30년 후 주식이 말했다 "주인님 쉬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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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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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주식 투자의 목적은 오로지 노후 준비다"


    [ 김은지 기자 ]
    "주인님 쉬시죠. 이걸로 편안한 여생을 보내시죠."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30년 후 은퇴한 당신에게 계좌 속 주식이 이렇게 말할 것"이라며 "주식에 투자하는 이유는 딱 하나 '노후 준비'를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식 투자를 하는 것은 벌어 놓은 자본에 일을 시켜 부를 축적해가는 것"이라며 "월급의 10%를 매달 주식에 투자해 노후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2015년 중소형주 돌풍을 일으키며 그해 1조3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들였다. 수익률도 21%에 달했다. 존리 신화가 빛을 발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수익률이 좋지 않았다. 화장품을 포함한 중소형주가 맥을 못추면서 지난해 -2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자금도 2400억원이 유출됐다.

    존 리 대표는 게의치 않았다. 장기투자에 대한 그의 철학은 한해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해서 흔들리지 않는다.

    # "저점은 없다. 뚝심을 길러라"

    존 리 대표는 장기 투자로 유명하다. 그는 늘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에 접근한다. 장기전에서 필요한 게 바로 '뚝심'이다.

    그는 "매일 주식 가격을 들여다 볼 필요가 없다"며 "30년 묵히는데 오늘 내일 가격이 왜 중요하냐"고 반문했다. 이어 "시장은 다양한 변수들로 투자자에게 고민을 안긴다"며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고, 오래 두고 묵혔을 때 오를 수 있도록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튼튼한 기업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주가의 바닥을 찾으려는 노력에 대해서도 일갈했다. 존 리 대표는 "한두번은 맞출 수 있겠지만 주가의 저점을 헤아리기란 몹시 어려운 일"이라며 "장기 투자는 기업의 가치를 보는 것이지 가격을 따져서 매수 시점을 찾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주식 매도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눴다. 첫째는 돈이 필요해 환매를 해야할 때, 둘째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지나치게 높을 때, 셋째는 종목에 대한 평가가 잘못됐을 때다. 회사의 경영이나 사업에 중대한 변화가 있을 때를 말한다.

    # "소비자는 국내 화장품에 등 돌리지 않았다"

    존 리 대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화장품주는 언제든 '매수'할 가치가 있다"고 했다.

    그는 "화장품은 피부에 바르는 여성의 기호상품으로 구매에 있어 브랜드가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다"며 "주가를 끌어내리는 정치적 이슈는 지나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이슈로 주가가 하락했다면 그동안 비싸서 사지 못했던 기업들을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분석이다.

    국내 화장품주는 지난해 7월부터 상승세가 꺾였다. 국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를 두고 중국의 경제보복이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에 투심이 얼어붙었다.

    업계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지난해 7월7일 44만3000원에서 사드 우려가 붉어진지 한달 만에 18%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는 29만1500원까지 주저앉으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사드 배치에 대한 압박으로 중국이 한국 화장품에 대한 수입 불허 조치를 취한 탓이다. LG생활건강 한국콜마 한국화장품제조 연우 등도 같은 길을 걸었다.

    존 리 대표는 화장품주의 이같은 하락세가 회사 경쟁력과 관련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적인 일로 주가가 빠진 것일 뿐 회사의 경쟁력이 약화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는 "회사 제품의 질이 나빠진다거나 막강한 경쟁 업체가 등장한다면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이건 그 경우가 아니다"라며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당장 오늘 내일 주가, 1~2년의 시장 환경은 큰 위험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도체에서 기술력이 중요하다면 화장품은 브랜드가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존 리 대표는 "중국에서 후발업체들이 기술을 개발한다해도 믿음을 쌓아 브랜드로 만들어지기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중국인들은 자국 업체들이 만드는 화장품보다 한국 회사들이 만드는 화장품을 훨씬 신뢰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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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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