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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실 다지는 기업들] 한화케미칼, 고부가 석유화학 제품으로 위기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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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화 폴리염화비닐 등 국내 최고 권위 신기술 인증
차세대 정제공정 기술 개발도



[ 주용석 기자 ] 한화케미칼의 올해 경영 키워드는 ‘기술’과 ‘고부가가치’다.

석유화학 업계는 지난해 사상 최대 호황을 누렸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중국이 언제든 추격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주기적으로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사이클 산업’의 특성상 한두 해 큰돈을 벌었다고 마냥 기뻐할 수도 없다. 한화케미칼이 기술 혁신과 범용 제품을 넘어선 고부가 제품을 강조하는 배경이다.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은 별도로 신년사를 내진 않지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임직원들에게 이 두 가지를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기술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한화케미칼이 독자 개발한 기술이 국가기술표준원으로부터 잇따라 신기술인증(NET)을 획득하면서다. 신기술인증은 기술 분야에서 국내 최고 권위를 갖고 있다. 신기술인증을 받은 기술은 고부가 제품인 염소화 폴리염화비닐(CPVC)과 ‘꿈의 촉매’로 불리는 하이브리드 메탈로센 촉매다.

CPVC는 범용 제품인 폴리염화비닐(PVC)보다 한 단계 진화한 제품이다. PVC는 건축용 파이프 라인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한화케미칼의 주력 품목 중 하나다. 중국이 설비를 늘리면 언제든 공급 과잉이 빚어질 수 있는 제품이다. 반면 CPVC는 만들기 어렵다. 일반 PVC보다 가격도 두 배 가까이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PVC보다 열과 압력에 강하면서 무게가 가볍기 때문이다.

한화케미칼은 4년간 연구개발 끝에 2015년 말 이 기술을 독자 개발했다. 국내 최초, 세계 다섯 번째 독자 개발이었다. 해외 선발 업체들에 의지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기술을 개발하느라 시행착오가 많았다. 하지만 독자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서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화케미칼은 올해 3월 상업 가동을 목표로 울산에 연간 3만t 규모의 CPVC 공장을 짓고 있다.

하이브리드 메탈로센 촉매는 차세대 촉매다. 2종 이상의 촉매를 함께 적용하는 하이브리드 기술을 통해 강도와 가공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50년 이상 고온과 고압을 이겨낼 수 있는 고강도 제품을 만들 수 있다. 기술 개발에만 3년 이상 걸렸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KAIST와 공동으로 미래기술연구소를 설립하기도 했다. 차세대 석유화학 물질 제조기술, 혁신적 에너지 저감이 가능한 고순도 정제 공정 등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올해도 원천기술 연구에 주력할 방침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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