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저부주름술 전문의
박성수 고려대안암병원 교수
[ 임락근 기자 ]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유모씨(26)는 5년 넘도록 역류성 식도염을 앓았다. 트림과 속쓰림 증상은 물론 헛구역질도 잦았다. 식도가 타들어가는 듯한 고통 때문에 가슴을 부여잡고 구르기 일쑤였다.
동네의원부터 대학병원까지 다 가봤지만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약만 처방해줬다. 약을 먹어도 증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한약도 먹고 용하다는 민간요법도 써봤지만 효과가 없긴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지난달 박성수 고려대안암병원 위장관외과 교수(사진)에게서 ‘위저부주름술’을 받았다. 수술 이후 속쓰림은 씻은 듯 사라졌다. 유씨는 “다른 환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만족한다”고 했다.
국내 대다수의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소화기내과를 찾아 약물치료만 받는다. 하지만 박 교수는 역류성 식도염을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장과 식도를 잇는 괄약근이 헐거워져 위에서 식도로 음식물이나 위산이 올라와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박 교수는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약물은 역류를 막는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며 “수술로 식도 아래쪽의 약해진 압력을 강화하는 위저부주름술이 근본적 치료”라고 했다. 위저부주름술은 느슨해진 위장의 윗부분으로 식도를 감싸주는 수술이다. 압력이 약해진 식도 하부를 조여줘 역류를 막는 방식이다.
기름진 음식이나 육식을 많이 하는 등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역류성 식도염 환자가 늘고 있다. 그러나 역류성 식도염이 생기는 원인은 단순하지 않다. 박 교수는 “위산 분비 과다, 해부학적 원인, 식도 아래쪽 괄약근 및 횡격막 기능 이상, 복압과 흉부압력 이상 등 역류성 식도염을 일으키는 요인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며 “역류성 식도염이 약물치료만으로는 완치되기 어려운 이유”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위저부주름술이 낯선 수술이 아니다. 미국에선 역류성 식도염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이 수술을 받는다. 위저부주름술은 국내서도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는 수술이라는 게 박 교수 주장이다. 그는 “위암 수술에 단련된 외과의사에겐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은 수술”이라며 “건강보험도 적용돼 70만원 선에서 수술받을 수 있다”고 했다. 흉터나 합병증 부담이 적은 복강경 수술을 선택할 수도 있다.
역류성 식도염 환자가 반드시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박 교수는 “역류성 식도염 원인이 다양하듯 증세도 다양하다”며 “소화기내과에서 처방한 약물로 증세가 호전될 수 있다면 굳이 수술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환자가 의료진과 상의해 증상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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