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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미국 레이건·영국 대처시대에 개인·자유·경쟁 활짝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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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가 진보보다 경제 번영을 더 잘하는 이유는?


소문자 보수와 대문자 보수

북한에도 보수가 있다. 공산주의 국가인 북한에 보수가 있다면 깜짝 놀랄 지 모르겠다. 이때 보수는 소문자로 컨서버티브(conservative)라고 쓴다. 이 보수는 그냥 보통명사로 ‘기득권을 지킨다’는 의미만 들어 있다. 북한의 보수는 김정은 정권을 결사 옹호하겠다는 바로 ‘소문자’ 보수다.

이번 호에서 설명하는 보수는 이런 소문자 보수가 아니라 대문자 즉 큰 컨서버티브(Conservative)다. 물론 소문자 보수와 대문자 보수는 완전히 다르다.

대문자 보수에는 매우 중요한 ‘경제적 자유주의’가 포함돼 있다. 철학적·전통적 보수주의와 반공(안보)주의가 더해지면 큰 보수가 되는 것이다. 보수주의의 대척점에 있는 진보주의에도 세 가지 철학이 없거나 희박하다.

이제 본론으로 가자. 보수주의, 사회주의, 진보주의 중 어느 것이 한 나라를 부강하게 하고 구성원들이 자유를 누리면서 건강하고 오래 살게 해줄까? 바로 대문자 보수다. 경제적 자유주의부터 말해보자. 경제적 자유는 개인, 자유, 소유권, 경쟁, 교환, 작은 정부, 법치 등과 같은 개념을 받든다. 개인은 현대 시민사회를 이루는 기본단위로 존중된다. 사회주의나 진보주의와 달리 개인이 전체 중 하나로 원자화되지 않는다. 개인이야말로 영혼과 양심을 가진 독립적인, 행동하는 존재로 인정된다. 오로지 개인이 판단하고 선택하고 행동한다.

평등 앞세우는 진보로는 성장 못 이뤄

개인은 자유의 개념으로 이어진다. 개인이 개인이기 위해선 자유의 보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개인의 자유가 우선시되기보다 정부나 조직이 통제한다고 생각해보자. 종이를 살 자유가 없으면 언론의 자유는 없다.

또 개인에게는 남들이 빼앗을 수 없는 권리가 있다. 바로 사유재산권이다. 자기 몸을 온전히 소유(self-ownership)하는 것은 자신뿐이다. 자기 몸과 정신으로 만들어낸 것은 자기 소유라는 자연권은 그래서 자연스럽다. 다 같이 잘살자는 평등주의와 진보주의는 근본적으로 사유재산권을 인정하지 않거나 덜 인정한다. 남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앗아 다른 사람 주머니로 옮겨주는 보편복지가 진보주의의 강령인 이유다.

개인과 자유, 사유재산권이 인정되면 선의의 경쟁이 생겨난다. 경쟁은 혁신으로 이어지고 문명을 정말 진보, 성장하게 한다. 경쟁은 남을 짓밟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만들거나 쌓은 지식(노하우)을 남들과 견주어 보고 남들이 발견해주는 절차다. 이런 경쟁은 시장에서 잘 발현된다. 애플이냐 삼성이냐의 경쟁은 시장에서 이뤄지며 소비자는 선택으로 승부를 내준다.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것, 그래서 진보하게 하는 것이 바로 경제적 자유주의를 품은 보수주의다. 진보에는 기업가정신을 유도하는 인센티브가 없다. 1등을 앞서가지 못하게 하고 2등과 같이 뛰게 해서 결국 3등으로 모두 떨어지게 만드는 것이 진보주의의 한계다.


이런 모든 것이 작동하려면 정부는 작아져야 한다. 정부가 감 놔라 배 놔라 하면 자유, 개인, 경쟁이 질식한다. 모든 자원을 배분하려는 큰 정부의 나라일수록 못산다. 소련이 망한 이유이며 북한 같은 사회주의 국가가 대부분 가난한 이유다.

한국선 박정희때 경제성장

법치는 ‘만인에 의한 만인의 투쟁’이 되지 않도록 막아준다. 법치라고 말할 때 법은 오랜 전통과 관습을 통해 만들어진 법을 말한다. 특정 이익집단을 위한 법이 아니라 모두에게 평등하게 적용되는, 예측가능한 법을 ‘법치의 법’이라고 한다. ‘도둑질하거나 사기치면 처벌받는다’와 같은 법이다. 조금 어려운 개념이다.

철학적·전통적 보수주의는 급진 개혁이나 혁명보다 자연의 진화와 같은 점진적인 개혁을 선호하고 가족, 교회를 존중하고 애국주의에 기댄다.

안보는 강한 국방을 의미한다. 강한 국방이 없다면 개인, 자유, 소유권도 지킬 수 없다. 이런 잣대에서 보면 미국과 영국, 한국이 경제적으로 번영했던 시기가 드러난다. 미국에선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시대였고, 영국에선 ‘영국 복지병’을 없앤 마거릿 대처 시대였고, 우리나라에선 산업화를 이뤄낸 박정희 시대였다. 전례없이 개인, 경쟁, 기업, 교환, 무역이 확장된 시대였다. 요즘 어느 나라든 레이건과 대처 시대를 그리워하고 있다고 한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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