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보톡스의 원료가 되는 ‘보툴리눔균’의 발견 신고가 들어오면 현장조사를 의무적으로 하기로 했다. 보툴리눔균이 1g으로100만명 이상을 살상할 수 있는 고위험 균이지만, 국내에서는 균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본지 2016년 9월29일 A17면 참조
20일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는 올해부터 보툴리눔균 등 고위험병원체 발견 신고가 들어오면 현장 방문해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지금까지 질병관리본부는 사람에게 감염이 됐을 때만 역학조사를 벌여왔다. 국내 보톡스 회사들은 정해진 서류만 제출하면 균을 보유할 수 있었다. 메디톡스, 대웅제약, 휴젤 등 보톡스를 상용화한 업체끼리 균주 출처 논란이 벌어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기 의원은 지난해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내 보톡스 제조업체가 부패한 통조림, 토양, 마굿간 등에서 독소를 발견했다고 신고를 했지만 현장조사에 나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정감사에서 “국내 토양이나 시중에 유통된 통조림에서 균을 채취했다면 대규모 감염병이 퍼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선제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보툴리눔균을 포함한 고위험병원체 정보도 유관 부처와 공유하기로 했다. 통조림 등 식품에서 균주가 발견될 경우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정보를 제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병원체가 수입·분리·이동될 경우에는 대테러센터 및 국정원에, 축사 등 가축 환경에서 발견했을 때는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각각 통보하기로 했다.
기존 보툴리눔균 보유기관에 대한 관리도 한층 강화된다. 관계 부처 합동현장점검을 정례화하고, 분기별 정기회의도 진행한다. 또한 질병관리본부는 연내 보툴리눔균 등 생물테러병원체 보안관리를 강화하는 법 개정도 추진할 예정이다. 분리신고 서류요건을 강화하고, 관리자·취급자 신원조회 또는 취급인가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기 의원은 “보건당국이 늦게라도 보툴리눔균 관리감독 강화에 나선 것은 다행”이라며 “국민의 안전과 국내 보톡스 업계의 발전을 위해 당국의 관리체계를 계속해서 모니터링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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