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가전업체 첫 신제품
설치 후 2주간 움직임 학습해
화분 등 사각지대엔 냉기 안보내
전력소비 20% 줄여 효율 극대화
[ 노경목 기자 ]
LG전자가 가전업체 중 처음으로 올여름을 겨냥한 에어컨 신제품을 16일 내놨다. ‘휘센 듀얼 에어컨’이라는 제품명과 외관은 작년 제품과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제품은 기존 에어컨과 큰 차이가 있다. 기계학습 기반의 인공지능(AI)이 적용됐다는 점이다. 로봇청소기와 세탁기 등 LG전자가 올해 AI 기능을 적용해 내놓을 가전 라인업의 첫 번째 제품으로 얼마나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AI 듀얼 에어컨이 기존 에어컨과 차별화되기 시작하는 시점은 집안에 설치한 지 10~14일이 지난 뒤다. 신형 에어컨은 이 기간에 내장된 카메라를 통해 이용자들의 움직임을 관찰한다. 이렇게 축적한 관찰 결과를 고유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 이용자의 출현이 가장 빈번한 공간과 전혀 없는 공간을 구별한다. 이후 AI 듀얼 에어컨은 사람이 많은 공간을 중심으로 냉방을 하면서 사람이 나타나지 않은 공간엔 냉기를 보내지 않는다. 화분이나 가구 등이 놓여 있어 사람이 왕래할 수 없는 ‘사각지대’가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냉방 효율이 크게 향상된다는 게 LG 측 설명이다. 이감규 LG전자 에어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은 “AI를 활용하는 ‘스마트케어’ 기능을 가동하면 작년 제품 대비 전력은 20.5% 적게 들면서도 원하는 온도까지 떨어뜨리는 데 걸리는 시간은 19.8% 단축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제품에는 또 직접 바람을 보내지 않고 냉방을 유지하는 기능도 넣었다. 초기에 직접 바람을 분사해 원하는 온도까지 떨어지면 이후에는 냉기를 천장으로 올려 공기의 대류를 통해 시원한 느낌을 유지하는 기능이다. 이 부사장은 “냉기를 직접 맞는 데 대한 고객들의 거부감이 있어 이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AI 듀얼 에어컨을 필두로 세탁물 종류를 스스로 구분하는 세탁기, 사람과 사물을 구분해 움직이는 로봇청소기 등도 출시한다. 가전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송대현 H&A사업본부장(사장)은 “내년에는 음성을 인식해 동작하는 기능을 에어컨뿐 아니라 가전제품 전반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에어컨에 온풍기, 공기청정기 기능을 추가한 듀얼 에어컨과 같은 융복합 가전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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