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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트럼프 시대] 트럼프 "멕시코 이전 땐 보복관세"…미국 남는 캐리어, 떠나는 렉스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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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철회·강행 이유 묻자 양사 모두 "노코멘트"


[ 박수진 기자 ]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국제공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는 에어컨 제조업체로 잘 알려진 캐리어와 베어링을 만드는 중소기업 렉스노드 공장이 있다. 건물이 서로 등을 진 두 곳 모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행보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두 기업은 지난해 멕시코로 공장을 이전한다고 발표한 뒤 트럼프 당선자에게 트위터 공격을 받았다. 트럼프는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면 미국에 수출할 때 35%의 보복관세를 맞을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미국에 공장을 남겨두고 일자리를 유지하라는 압박이었다.

두 기업의 반응은 정반대였다. 캐리어는 미국에 남기로 했지만 렉스노드는 이전 강행을 통보했다. 서로 다른 결론을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 직접 두 공장을 방문했지만 모두 면담을 거부했다. 캐리어 대변인인 미셀 캘드웰은 “본사 차원에서 모든 언론 인터뷰를 거부한다는 방침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캐리어는 공장 이전을 철회하면서 인디애나 주정부로부터 10년간 700만달러(약 82억원)의 세 감면 혜택을 약속받았다. 트럼프가 국민 세금으로 일자리를 유지하려고 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다만 1700여명의 근로자 중 500명을 해고한다는 캐리어의 방침에는 변화가 없었다. 캐리어 노조도 이 때문에 트럼프 당선자가 ‘일자리를 지켰다’고 자화자찬하자 ‘헛소리’라고 반박했다. 이래저래 공장 이전 철회를 둘러싼 ‘잡음’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렉스노드 공장도 정문을 굳게 걸어 잠근 채 외부와의 접촉을 경계하고 있었다. 회사 측은 트럼프의 공세에도 오는 4월부터 멕시코로 공장 이전을 시작한다고 인디애나 주정부에 밝혔다.

이를 앞두고 렉스노드는 다음달 중순부터 인력을 줄인다. 공장을 폐쇄한 뒤 설치하는 사무소 인원으로 25명만 남겨두고 325명은 순차적으로 해고할 예정이다. 공장 이전은 6월께 마무리된다.

방문객 사무실에서 만난 마크 페인 씨(관리직)는 “떠나야 할 사람과 남는 사람이 나뉘어 있어 공장 분위기가 착잡하다”고 말했다. 노조 상급단체인 철강노조의 척 노스 위원장은 “회사 측이 면전에서 노동자들의 뺨을 때린 격”이라며 “이전을 막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리노이주 밀워키에 본사를 둔 렉스노드는 성명을 통해 “(해외 공장 이전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 이유는 경쟁 상황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려면 멕시코 공장 이전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얘기다. 회사 측은 트럼프 당선자나 주정부로부터 이전 철회에 따른 대가를 제안받았느냐는 질문에 답변을 회피했다.

인디애나폴리스=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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