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국민 사법신뢰 현저히 추락"
부장판사 벌금 2억·차량 몰수
1억3100여만원 추징금도 선고
[ 이상엽 기자 ] 지난해 법조계 전방위 로비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사진)에게 징역 5년형이 선고됐다. 정씨로부터 사건청탁과 함께 억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수천 인천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남성민)는 13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게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씨의 범행으로 사법권 존립 근거가 되는 사법체계에 대한 국민 신뢰가 현저히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해외 원정도박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정씨는 2014~2015년 재판청탁 명목 등으로 김 부장판사에게 수입차 레인지로버 등 금품 1억5000여만원을 건네고 100억원대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원정도박으로 구속된 정씨는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에게 보석을 대가로 수십억원을 제공했다. 하지만 보석이 이뤄지지 않자 수임료를 돌려달라며 최 변호사를 폭행했고, 최 변호사가 정씨를 고소하면서 법조계 이면의 검은 민낯이 세상에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정씨의 원정도박 혐의 수사 무마를 대가로 3억원을 받은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가 1심에서 징역 3년형에 처해졌다. 최 변호사는 1심에서 징역 6년과 추징금 45억원을 선고받았다.
‘레인지로버 판사’로 알려진 김 부장판사에겐 징역 7년과 벌금 2억원, 차량몰수, 추징금 1억3100여만원이 선고됐다. 그는 지난해 9월 구속된 뒤 사표를 냈지만 대법원이 수리하지 않았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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