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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스탠퍼드대 '창의력 수업'…질문도 답도 학생 스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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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니어스

티나 실리그 지음 / 김소희 옮김 / 리더스북 / 256쪽 / 1만4000원



[ 양병훈 기자 ] 미국 스탠퍼드대의 하소플래트너디자인연구소는 구글, P&G, 모토로라 등 수많은 글로벌 기업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협업하는 창의력 교육기관이다. 이른바 ‘디스쿨(D.School)’로 잘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는 학생에게 주요한 세상 문제를 창조적으로 해결하고 기회를 잡는 데 필요한 기업가적 지식과 능력, 태도를 교육한다. 디스쿨의 창의력 수업은 스탠퍼드대에서 가장 인기있는 강의이자 세계 최고 수재들의 관점을 바꾸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디스쿨을 직접 이끄는 교수진 중 한 사람인 티나 실리그 스탠퍼드대 교수는 《인지니어스》에서 ‘스탠퍼드 창의력 교육’의 철학과 커리큘럼을 공개한다.

실리그 교수는 국내에서 5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의 저자로 국내 독자에게 친숙하다. 전작이 ‘기업가정신과 혁신’ 특강을 담았다면 이 책에는 ‘창의성’ 특강을 오롯이 실었다.

디스쿨에서는 교수가 학생에게 문제를 내지 않는다. 그저 ‘문제가 무엇일까?’ 하고 질문할 뿐이다. 학생들은 다양한 전공의 동료와 협력하며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찾는다.

창의력 수업은 브레인스토밍, 관찰력, 제약 이용 등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11가지 주제를 다룬다. 학생들이 더 적극적으로 사고하도록 돕는 게 목적이다. 제약 이용 수업은 예컨대 무작위로 7개의 철자를 골라 단어를 조합하는 게임을 학생들에게 시킨다. 게임에 더 많은 제약이 걸릴수록 학생들은 더 신중해지고 더욱 협업하게 되고 이런 과정을 통해 창의적인 결과물이 나온다. 학생이 이 같은 사고방식을 익혀 교실 밖에서도 난관에 부딪혔을 때 더 창의적인 방법으로 극복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기업 경영자가 직원의 창의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내용도 많다. 일할 때 사용하는 단어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가령 페이스북의 랜디 저커버그는 자기 팀의 부서명을 고객마케팅에서 창조적마케팅으로 바꿨다. 작은 변화처럼 보였지만 영향은 즉각적이었다. 직원들은 자신을 회사의 창조적 허브로 재정의했다. 명칭의 변화가 팀원들에게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라’는 메시지로 다가왔던 것이다.

창의적인 결과물을 내기 위해 팀을 구성하는 방법, 올바른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방법, 리스크를 감수하고 기꺼이 도전하는 환경을 만드는 방법 등도 조언한다. 예를 들어 팀을 구성할 때는 각 분야 전문가를 너무 많이 넣지 말아야 한다. 그들은 자신의 전문성을 강조하고 타인의 주장을 무시하며 갈등을 빚다가 결국 어떤 창의적인 결과물도 만들어내지 못할 위험이 크다.

저자는 “수업하다 보면 학생들이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를 쏟아내 놀라게 된다”며 “꾸준한 운동과 단련으로 근육을 키우는 것처럼 창의성도 다양한 노력과 경험을 통해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창의적인 사람이 되는 것은 더 나은 미래를 여는 확실한 열쇠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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