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태 IT과학부 기자)삼성전자와 LG전자, LS산전이 특허 경쟁력이 뛰어나고 영향력이 큰 세계 100대 혁신기업에 선정됐다. 세계적인 정보분석회사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옛 톰슨로이터 특허 및 과학사업부)는 11일 한국의 세 회사를 포함해 특허 경쟁력과 기술 영향력에서 앞선 기업 100곳을 뽑아 발표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11년부터 매년 특허 출원 규모, 특허 승인 성공률, 세계적인 적용 범위, 발명의 영향력 등을 분석해 100대 혁신기업을 선정한다. 삼성전자는 하드웨어와 전자기기, LG전자는 가전, LS사전은 에너지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6년 연속 100대 기업에 선정됐다.
종합적인 평가에서 한국은 별로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이번에 선정된 100대 혁신기업에서 고작 3개 기업을 배출했다. 미국은 구글과 아마존 등을 포함해 40개 기업을 배출했고 일본은 34개, 프랑스가 11개 기업이 100대 혁신 기업에 올랐다. 일본은 제조·자동차·가전·전자 등 분야에서 미국과 대등한 수준을 보였다. 한국은 독일(4곳)보다 하나 작고 스위스와 같은 3곳이 혁신기업에 올랐다.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를 주무르는 중국은 통신장비와 통신기기 분야에서 급부상하는 화웨이 한 곳만이 혁신기업에 올랐다. 이는 중국의 특허 경쟁력이 아직까지 떨어지고 한국처럼 추격형에 머물러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에서는 서구 중심 기준으로 평가하다보니 중국의 기술력 급부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평가에서는 제조·의료·항공우주 등 첨단 제조분야에서 한국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또 다시 확인됐다. 한국은 전자·가전·에너지 분야를 제외하고 제약·의학·제조·항공·자동차 등 제4차 산업혁명이 역동적으로 일어나는 분야에선 한 곳의 혁신기업도 배출하지 못했다. 심지어는 전통적인 강국으로 자부하던 통신 분야나 정부가 투자를 집중하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혁신 기업을 배출하지 못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혁신 활동이 많이 이뤄지는 분야는 전자기기 분야로 혁신기업만 29곳에 달했다. 제조·의료기 분야 혁신기업은 15곳, 자동차와 화학이 각각 9곳, 제약 7곳이다.
보고서는 지난해 혁신기업들은 눈에 띄는 전략적 변화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특허 출원 규모는 줄어든 반면 특허 승인 성공률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하면서 발명품을 상업화하는 과정에서 양보다 질에 중심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특허 포트폴리오를 보다 다양화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캐논과 히타치, 미국의 제네럴일렉트릭(GE)은 의료장비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반면, 미국의 구글은 자율주행 자동차에, 아마존은 드론 기술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100대 혁신기업에 선정된 기업들은 R&D 투자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100대 기업은 지난 2015년 총 4조 달러 이상의 수익을 벌어들여 이 중 R&D 분야에 총 2270억 달러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S&P 100대 기업의 R&D 투자 지출액보다도 평균 9.1% 높은 수치다.(끝)/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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