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회사·급식업체 등 외식사업 '영토 확장'
[ 노정동 기자 ]
국내 레스토랑 시장에 전운(戰雲)이 감돈다. MPK그룹, 매일유업, 아워홈 등 후발주자들이 외식시장의 전통적인 강자인 CJ푸드빌의 독주체제를 흔들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 공격적인 점포 확장 등을 꾀하며 기존 업체들의 아성을 무너뜨린다는 계획이다.
MPK 레스토랑 ‘식탁’
국내 빅3 피자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는 MPK그룹은 작년 12월 레스토랑 ‘식탁(SICTAC)’을 공식 개장했다. 작년 3월부터 이화여대 후문에 시범 매장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메뉴와 트렌드를 연구했다. MPK그룹 관계자는 “최신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대학생을 대상으로 숙련된 셰프들이 9개월간 연구개발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며 “동서양을 가리지 않는 전 세계 음식을 하나의 식탁 위에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식탁은 화덕피자, 파스타, 리소토 등 이탈리안 메뉴뿐만 아니라 베이징가지덮밥, 소보로크림카레우동, 하노이분보남보 등 중국, 태국, 한국 등 세계 각국 레시피(조리법)를 응용해 만든 각종 메뉴 50여종을 내놓는다. 1만원대 초·중반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도 다른 레스토랑에 비해 나은 점이다. MPK그룹은 프랜차이즈 노하우를 살려 올 상반기에 식탁 직영매장 다섯 개를 개점하고 하반기부터 주요 상권 위주로 가맹점을 본격적으로 개설할 계획이다.
매일유업은 2009년 문을 연 이탈리안 레스토랑 ‘더키친살바토레쿠오모’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7년간 매장 수가 두 개에 불과했지만 작년에 추가로 두 개를 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주말만 되면 방문객의 대기시간만 한두 시간에 달하는 등 추가 매장에 대한 수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적극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최초로 이탈리아 나폴리피자협회 인증을 받은 ‘마리나라 No.1’과 나폴리 피자대회에서 우승한 ‘D.O.C 피자’ 등이 대표 메뉴다. 나폴리피자협회에서 발급하는 ‘베라피자(VERA PIZZA)’ 인증을 국내에서는 최초로 획득했다. 베라피자 인증은 다른 패스트푸드 피자와 차별화하고 나폴리 피자만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화덕 종류, 피자 크기, 반죽 방법 등의 기준을 정리한 것이다.
급식업체인 아워홈도 작년 6월 여의도에 인터내셔널 다이닝 레스토랑 ‘트윈팰리스’를 열며 본격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파스타, 피자, 스테이크 등 이탈리안 메뉴부터 인도풍 치킨커리와 태국식 볶음밥 등 동남아 요리, 다양한 한식 메뉴까지 있다. 종합식품기업의 장점을 살려 아워홈 전문 셰프들의 레시피로 구현된 세계 각국의 맛을 일품에서 코스, 디저트까지 한 테이블로 소비자에게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저녁 시간대에는 오히려 가격대를 더 내려 ‘매운 닭 날개구이’ ‘프라이드 치킨’ ‘치즈 계란말이’ 등 직장인들이 퇴근 후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1만~2만원대 안주 메뉴도 별도로 만들었다.
라그릴리아로 도전하는 SPC
작년 제빵전문기업에서 글로벌 종합식품회사로 도약을 선언한 SPC그룹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그릴리아’를 외식사업의 첨병으로 보고 있다. SPC그룹은 외식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2025년까지 관련 매출을 2000억원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라그릴리아는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출점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 레스토랑은 고품질 스테이크와 화덕에 구운 피자, 다양한 파스타 등을 와인, 맥주와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2008년 출범 이래 양재점, 광화문점, 뉴코엑스점, SPC스퀘어점, 이태원점, 신도림 디큐브시티점 등 총 7개 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강남 SPC스퀘어와 인천공항에 와인과 맥주를 판매하는 ‘바’ 형태의 ‘비스트로바 라그릴리아’ 3개 점을 운영하고 있다.
강자인 CJ푸드빌은 ‘더플레이스’를 차별화한 이탈리아 밀라노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만들 계획이다. 특히 모짜렐라 치즈를 오징어먹물도우로 감싼 ‘블랙 모짜볼’과 화덕에 구운 피자에 불을 붙인 ‘폭탄피자’ 등이 2030 여성들에게 인기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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