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선두 수성 안간힘…중국 파상공세 위협적
일본, 소니 홀로 가면명가 부활 고군분투
[ 이진욱 기자 ] 글로벌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17'가 지키고, 뺏고, 찾으려는 한국·중국·일본의 TV 전쟁터로 요약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선두권 수성을 위해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내놨고, 중국은 선두권 진입을 위해 일본은 옛 영광을 찾기 위해 다양한 전략 제품을 들고 나왔다.
국내 기업들은 선두권 수성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3세대 퀀텀닷(양자점) 디스플레이 모델인 'QLED TV'를 들고 나왔다. 이를 통해 11년 연속 글로벌 TV 판매 선두를 지킨다는 게 목표다. 2위인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출시한 대형 OLED TV에 독자 개발한 '나노셀 LCD TV'를 더한 투트랙 전략으로 맞불을 놓았다.
글로벌 TV 시장 합계 점유율이 약 3분의 1인 양사는 3년째 CES에서 퀀텀닷 TV와 OLED TV를 주력 프리미엄 제품으로 내놓으며 집안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번 CES 2017에서 중국 기업들은 시작부터 파상공세를 펼쳤다. 이들은 CES 메인 전시장으로 불리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에 둥지를 틀었다. 이곳은 자리값(?)이 비싸 글로벌 기업이 아니면 부스를 꾸리기 힘들지만, 중국의 화웨이, 콩카,TCL 등은 당당히 자리를 차지했다. 이번 CES를 계기로 글로벌 선두권에 진입하겠단 의지가 엿보인다.
TCL은 TV 콘텐츠를 대거 보강했고, 콩카는 전시관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사이즈 별로 내놨다. 창홍은 새로운 4K OLED 제품을 공개했다. 하이얼은 4K UHD TV, 하이센스는 8K ULED TV, CNC는 D-LED TV 등을 선보였다.
'CES 2017'를 참관한 다수 TV 전문가들은 중국의 굴기가 한국에 위협적이지만 선두권 진입은 시기상조란 입장을 보였다. 중국기업들이 화질 부분에서는 상당한 기술적 진보를 이뤄냈어도 외관이나 디자인 분야에서 여전히 한국에 많이 뒤쳐져있다는 평가다.
TV업계 한 전문가는 "소비자들의 TV의 구매기준은 화질을 넘어 디자인으로 흘러가는 추세"라며 "중국업체들이 디자인 변화를 많이 시도하지만 여전히 카피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과 일본의 수준을 따라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명가의 부활을 꿈꾸는 일본의 경우 소니가 홀로 분투 중이다. 소니는 'CES 2017'에서 처음으로 OLED TV 신제품을 선보이며 프리미엄 시장 진입을 선언했다. 히라이 카즈오 소니 CEO는 `브라비아(BRAVIA) OLED TV`를 직접 공개했다. A1E 시리즈는 소니의 플래그십 TV인 Z9D 시리즈에 적용됐던 4K HDR 프로세서 X1 익스트림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이 프로세서는 4K HDR 콘텐츠 화질을 끌어올리고 번인 현상을 막아줄 뿐만 아니라 일반영상을 HDR 영상으로 바꾸어주는 업스케일링 기능도 갖고 있다. 소니는 올 여름께 OLED TV 브라비아를 전면에 내세워 유럽, 미국, 중국 등에 순차적으로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그러나 소니의 경우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이 3위지만 1, 2위와 격차가 크고, 올 여름께 출시예정인 OLED TV도 연간 생산량이 LG전자의 20% 수준인 10만대에 불과해 판도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TV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CES에서 TV 분야는 한국의 건재, 중국의 맹공, 일본의 약진으로 정리된다"며 "올 한해 이런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이진욱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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