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경제비관론 일색이다. 소위 전문가 집단은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경제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전망을 앞다퉈 내놓는다. 언론들도 경제가 곧 무너질 듯 비관적인 보도를 쏟아낸다. 주력산업 부진으로 실업자가 더 늘고, 소비절벽 인구절벽으로 내수는 더 쪼그라들고, 금리상승과 집값하락으로 가계빚이 위기의 뇌관이 될 것이란 시나리오는 마치 컨센서스를 이룬 듯하다. 하루라도 경제위기, 초불확실성, 퍼펙트스톰 등을 헤드라인으로 뽑지 않으면 이상할 판이다.
물론 우려할 요인은 많다. 1300조원 가계빚, 일부 주력산업 부진, 미국 금리인상 리스크를 부인하자는 게 아니다. 3년 연속 2%대 성장 전망은 비관할 만하다. 그러나 전문가와 언론들이 경제를 긍정적으로 보도한 적도 없다. 물가도 오른다고만 했을 뿐이다. 전체적인 그림보다는 부분적인 부정적 지표를 끄집어내 하늘이 무너질 듯 보도하는 행태가 습관이 되고 있다. 이른바 비관과 과장 편향이다.
비관론에 매몰되면 상장사 영업이익 사상 최대, 해외여행객 최고, 세수 호조 등은 그저 기현상이나 미스터리로 치부하고 만다. 불과 1년 전 저물가 저유가로 디플레가 걱정이라더니 이제는 인플레와 고유가가 문제라는 게 지금의 보도 행태다. 집값 전망도 지난 3~4년간 비관 일색이었지만 실상은 정반대였다.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는 전문가나 언론을 찾기 어렵다. 중산층 이상이 10년 전에 비해 늘어났는데도 굳이 통계 비교시점을 개발경제의 거품이 최고조였던 1994년으로 잡아 분배가 나빠졌다고 강조하는 판이다.
현재 상황을 알기 어려운 게 경제다. 그렇기에 경제 보도는 철저히 팩트에 입각해 총체적 경제상황에 근접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결론을 내려놓고 그에 부합하는 증거만 제시하거나 확대 과장한다면 경제 보도라고 할 수 없다. 최순실 게이트의 일부 보도처럼 팩트 확인을 생략하고 오보 정정조차 기피하는 퇴행적 방식을 경제 보도에서 되풀이해선 안 된다. 파탄 난 정권에서 경제가 잘 돌아갈 리 없다는 좌파적 선입견도, 이대로는 다 망한다는 우파적 위기론도 모두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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