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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신항 부두운영권 외국자본이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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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자본 5곳 중 4곳 확보
매물로 나온 한진해운터미널
외국자본이 눈독 들여



[ 김태현 기자 ]
부산 신항 제2부두(PNC) 터미널 운영권이 최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포트월드(DPW)에 넘어갔다. 지난 3월 신항 제4부두 터미널 운영권을 싱가포르 PSA가 가져간 것을 포함해 부산 신항 다섯 개 부두 중 네 개 운영권을 외국 업체가 확보했다. 신항의 남은 부두 한 곳도 외국 업체가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정부가 13조원을 투입해 건설한 신항의 부두 운영권이 모두 외국 업체로 넘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산항만공사는 삼성물산이 보유한 제2부두 터미널 운영사 지분 23.9%를 DPW에서 인수하는 것을 해양수산부가 승인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삼성물산이 주력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비주력 사업을 처분하는 차원에서 내놓은 지분을 DPW가 가져가게 됐다. 매수 비용은 26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로 DPW는 지분이 기존 42.1%에서 66%로 늘어 제2부두 터미널 운영사인 부산신항만의 경영권을 완전히 확보한다. 제2부두는 5만t급 선석 여섯 개를 보유해 신항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세계 1, 2위 선사인 머스크와 MSC의 해운동맹인 2M이 주로 이용한다. 연간 컨테이너 처리 물량은 270만개(20피트 기준)로 부산항 전체의 22% 정도를 차지한다. 수익도 매년 수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알짜 터미널로 통한다.

지난 3월 현대상선이 보유하던 신항 제4부두 지분도 구조조정 과정에서 PSA로 넘어갔다. PSA는 신항 제1부두 운영사 대주주이기도 하다. 신항 제5부두는 호주 맥쿼리가 대주주다.

최근 유일하게 국내 업체가 대주주인 제3부두(HJNC)의 재무적 투자자 지분도 매각이 추진되고 있어 이를 외국 업체가 인수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3부두 터미널 운영사는 한진이 지분의 ‘50%+1주’를 가지고 있다. 호주 맥쿼리가 지분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한진해운 사태라는 범국가적 위기상황을 맞았는데도 외국 터미널 운영회사들은 한진해운 선박의 원활한 하역작업을 위한 선석과 화물장치장 제공 등 업무 협조가 쉽지 않았다”며 “비상상황의 골든타임을 낭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개방시대에 외국 업체가 부두를 운영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외국 업체가 모든 신항의 부두 운영권을 가지면 사실상 우리의 이익이 외국으로 빠져나가고 하역료도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한진해운 사태로 위기를 맞은 부산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국내 기관이나 업체가 신항의 부두 한 곳 정도는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부산항만공사가 부두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만 기획재정부에서 공공기관이 민간영역 지분 참여를 최대한 억제하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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