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아영 기자 ] ‘닭이 알을 품고 있는 모습을 닮은 닭실마을(경북 봉화군), 닭이 우는 모양의 계명산(충북 충주시)….’
닭과 관련한 지명이 전국에 293곳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지리정보원이 2017년 정유년(丁酉年) 닭의 해를 맞아 전국 140만여개 지명을 분석한 결과다. 현재까지 집계된 십이지(十二支) 관련 지명 중 용(1261개), 말(744개), 호랑이(389개)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
새벽을 알리는 닭의 울음소리와 관련한 대표적인 지명은 ‘계명(鷄鳴)’이다. 닭이 우는 모양을 닮아, 혹은 닭이 울고 날아갔다는 유래가 있는 충주 ‘계명산’, 부산 ‘계명봉’ 등 관련 지명이 전국 13곳에 분포하고 있다.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지명도 있다. 경북 봉화군 ‘닭실마을’은 마을 앞을 흐르는 맑은 내와 넓게 펼쳐진 들판이 풍요로워 ‘황금닭이 알을 품고 있는 모습’을 닮았다고 전해진다. 조선 중기의 실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이 마을을 빼어난 명승지로 손꼽았다.
볏, 머리 등 닭의 주요 생김새와 모습을 닮은 지명도 많다. 독도의 동도 북서쪽에 있는 ‘닭바위’는 서도에서 바라봤을 때 마치 닭이 알을 품는 모습이다. 충남 계룡산은 ‘능선이 볏을 머리에 쓴 용의 모습을 닮았다’는 유래를 가진 산이다. 대전 계족산은 ‘닭의 발’을 닮아 붙은 이름이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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