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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교수와 학생들,총장 불신임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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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 인문대 교수들과 학생들이 총장 불신임을 선언하고 나섰다.

전호환 부산대 총장이 청와대와 교육부로부터 임명을 받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 지지 사실을 알리면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에게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이후, 대학 측과 전 총장이 나서 담화문과 사과문을 전달했지만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부산대 인문대 교수 36명은 21일 “전 총장은 대학구성원 앞에서 정직하게 사정을 밝히고,자진 사퇴할 것을 정중히 권고한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이들은 지난 2일 교수회에서 총장에게 ‘언론에 보도된 부산대 총장의 임용관련 의혹에 대해 해명하라’고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교수들은 “이 요구로 전 총장은 담화문을 통해 소명하였지만, 지극히 형식적인 것이었다”며 “우리 교수들은 그 해명의 내용을 납득할 수 없고, 총장의 진심어린 반성과 공개적인 사과, 차후 일정을 자세하게 밝힐 것을 강하게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김기춘 문건 사태’로 심각하게 실추된 부산대의 명예를 지키고, 동시에 고 고현철 교수의 숭고한 정신을 훼손한 책임을 통감하고 자진 사퇴할 것을 정중히 권고한다고 밝혔다.

교수들은 지난 2일자 ‘후보자 임명 당위성’에서 “현 정부의 국정 철학과 대학정책 추진에 적극 동참하고 있음”이란 내용의 해명을 요구했다. 총장은 ‘현 정부의 국정 철학과 대학정책’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또한 ‘적극 동참’이란 과연 어느 정도까지를 뜻하는가를 질의했다.또 지난해 교육부의 집요한 방해에도 고 고현철 교수의 거룩한 희생과 교수들의 총의를 바탕으로 직선제를 지켜낸 점을 살려나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교수들은 "직선제 위에서 전호환 후보자가 총장으로 당선됐던 것"이라며 "직선제의 수호는 대학 민주화의 역사에서 부산대가 이룩해낸 가장 높은 성취이며 어떤 이유로도 직선제를 포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이들은 “현 정부의 국정 철학과 대학정책에 적극 동참한다는 말은 직선제의 폐기까지 포함하는 것인가,이에 대해 총장의 생각을 정확하게 밝힐 것”을 요구했다.

교수들은 또 “전 총장은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자신의 임명 협조를 요청하는 서신을 보냈다고 말했다”며 “국립대 총장은 최고 교육기관의 수장으로서 정의롭고 투명하게 행동해야 할 것이며 국가 공직에 있지 않은 일개 사인인 김기춘에게 자신의 임용을 도와줄 것을 요청한 것은 총장의 품위를 떨어뜨린 정당하지 못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전 총장은 자신의 임명 협조 과정(협조를 요청한 기관이나 사람들)을 소상히 밝히고 공개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교수들은 “국내 유일의 직선제 총장으로서 취임한 전 총장의 일성은 ‘연합대학 추진’이었고, 이후 총장은 거점국립대 총장협의회에서 이미 지역별로 국립대 연합체제 형성의 필요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이들은 “그런데 부산대 안에서 그 필요성을 논의한 적도 없거니와 이미 부대신문 사설들, 총학생회의 투표 등을 통해 학내 여론은 이미 연합대학 추진을 거부한 바 있는 만큼 이제 총장은 연합대학 추진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재차 명확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차후 연합대학 포기를 공개 천명하고,이후 연합대학을 추진하면 총장직을 내려놓겠다는 약속을 서면으로 제출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전 총장의 상식에 어긋난 정당하지 못한 행위로 인해 부산대의 명예는 더할 수 없이 추락했다”며 “심각하게 추락한 부산대의 명예 회복을 위해 책임 있는 결단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 부산대 정문에서는 ‘전 총장 불신임 부산대학생 학내 종강 촛불집회’도 열렸다. ‘부끄럽습니다’, ‘사퇴를 권고 드립니다’, ‘그대 우리의 민폐이어라’ 등의 피켓과 촛불을 든 학생 30여 명은 총장 불신임 선언문을 발표하고 자유발언과 구호를 외치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대학생들의 의결·대표 조직인 총학생회의 주도가 아닌 자발적 의지를 갖고 스스로 모인 학생들로,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통해 의견을 모으고 직접 행동에 나섰다.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총장 불신임 서명운동에 281명이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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