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윤 카페 오가다 대표
[ 김수정 기자 ] 7년 전 한 청년사업가가 커피 대신 차, 그것도 한국 전통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커피 시장이 언젠가 포화 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확신과 의미 있는 일을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도전했다. 최승윤 카페 오가다 대표(33·사진) 얘기다. 그는 “삼성과 LG그룹 계열사에 최종 합격하기도 했지만 정말로 가슴 뛰게 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부모님을 설득했고 2009년 7월 서울 무교동에 7㎡의 한방찻집을 냈다”고 말했다. 그는 7년 뒤 국내에 15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사업가가 됐다.
▷전통차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한국에 스타벅스가 처음 들어온 1998년만 해도 지금의 커피 소비는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밥값만큼 커피값을 내는 문화가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를 보면서 식음료 시장을 생각했고, 고민 끝에 전통차를 선택했다. 다양한 식재료를 찻잔에 우려내는 독특한 차 문화가 커피 시장을 대체할 상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업 초기에는 어려운 점도 많았을 텐데.
“2009년만 해도 국내 차 시장 자체가 크지 않아 혈혈단신으로 뛰어다녔다. 당시 전통차라고 하면 고루한 느낌이 강해 식음료 소비가 가장 많은 2040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음료로 인식되지 못했다. 오가다 1호점을 냈을 때 세계 최초 ‘한방차 테이크아웃 카페’라는 키워드를 굉장히 강조했는데, 한방차라는 이미지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젊은 감각에 맞춰 이미지를 재해석하고 변모시키는 데 공을 많이 들였다.”
▷실패한 메뉴는 없나.
“유독 애착이 가던 메뉴 중 소비자에게 큰 사랑을 받지 못한 것도 더러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사삼황기산약차다. 사삼과 황기, 산약을 2 대 3 대 1 비율로 블렌딩한 차인데, 흡연자나 기관지가 약한 사람에겐 정말 보약이다. 제품을 함께 연구한 한의사들도 이건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만큼 일반인에게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차였다.”
▷해외시장 진출 성과는 어떤가.
“한국적인 식음료 브랜드가 생각보다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더 주목을 받았다. 2012년 일본 신주쿠점을 시작으로 일본에만 지점 세 곳을 오픈한 뒤 미국과 대만 중국 중동 등 다양한 국가에서 가맹점 문의를 받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계획과 목표는.
“지금은 오프라인 위주 프랜차이즈로 출점하고 있지만 이걸 더 공고히 하면 ‘차 하면 오가다’라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를 토대로 대형마트, 편의점과 협업해 자체상표(PB)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김수정 한경머니 기자 hoho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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