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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전문가의 독점적 영역, 기술은 허락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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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전문직의 미래

리처드·대니얼 서스킨드 지음 / 위대선 옮김 / 와이즈베리 / 488쪽│1만8000원



[ 최종석 기자 ] 건강 관련 웹사이트 네트워크인 웹MD의 월평균 순방문자는 미국의 모든 의사를 방문하는 사람 수보다 많다.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의 한 약국에서는 로봇 약사가 홀로 일하며 200만건 이상의 처방전을 실수 없이 조제했다. 2014년 세무 전문가를 통하지 않고 온라인 세무신고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미국 세무당국에 전자세무신고서를 제출한 사람은 4800만명에 이른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전문직의 미래》는 의사,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경영 컨설턴트, 건축가 등 전문직에 닥칠 미래에 대해 다룬다. 옥스퍼드대 인터넷 연구소 최고 자문역과 영국 정부정책 자문관으로 일한 두 저자는 인공지능, 빅데이터와 같은 첨단기술이 전문가의 전문성에 변화를 주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고 진단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전문가는 이전의 방식으로 일할 필요가 없어지고, 수요자인 일반인들도 전문가가 그렇게 일하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엘리트 전문직은 전문지식과 특별한 훈련, 일정한 자격을 바탕으로 탄탄한 입지와 독점권을 누려왔다. 그러나 이들을 이용하는 소비자로선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비용이 든다. 전문성을 누리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고, 업무 방식이 투명하지 않은 등 많은 결점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희소한 것은 전문가이지 전문성 자체의 공급은 절대 부족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제약이 생기는 건 전문가가 소비자를 직접 만나 소통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술은 이런 한계를 뛰어넘어 일반인들이 전문가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전문가의 일은 ‘한 덩어리’ 작업에서 작은 단위의 부속 작업으로 해체돼 기계와 준전문가, 비전문가들에게 위임될 것이라고 저자는 전망한다. 지금은 기계에 맞게 규칙화, 체계화할 수 없을 것 같은 복잡 미묘한 작업들이 더 작은 부속 작업으로 분해돼 시스템화된다는 것.

이때 기계는 인간이 작업하거나 사고하는 방식을 모방하지 않고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인간보다 더 높은 효율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퀴즈쇼 우승자인 IBM의 왓슨이나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에서 승리한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은 인간과 다른 방식으로 사고하며 조만간 인간의 기술을 뛰어넘을 것이다. 인간은 기계와 새롭게 협업하고 업무를 분배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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