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보다 5개월 단축
[ 조미현 기자 ]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세계에서 가장 빨리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 성과를 내놓은 데 이어 각국 정부의 허가 절차에서도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허가 신청부터 승인까지 통상 1년 반 이상 걸리는 기간을 4~5개월가량 단축하고 있어서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사진)의 ‘프로세스 이노베이션’ 전략이 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렌플렉시스’가 지난달 말 호주 식약청(TGA)에서 최종 판매허가를 받았다. 렌플렉시스는 존슨앤드존슨의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를 본떠 만든 약이다. 레미케이드는 지난해 9조원가량 팔린 블록버스터 바이오 의약품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호주에서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에 이어 두 번째로 바이오시밀러를 내놓게 됐다. 현지 판매는 다국적 제약사 머크샤프앤드돔(MSD)이 담당한다. 이미 진출한 셀트리온의 램시마와 경쟁을 펼치게 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호주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시장은 연 5000억원 규모”라며 “호주 정부가 국가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바이오시밀러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허가는 신청 1년1개월 만에 승인이 났다. 현재까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출시한 브렌시스와 렌플렉시스는 한국, 유럽, 호주 등에서 허가를 신청한 지 1년1~2개월 사이에 판매 허가를 받았다. 경쟁업체가 1년 반 이상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빠른 속도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각국 규제당국에 판매승인 신청과 동시에 추가로 요청이 들어올 수 있는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과 자료를 미리 준비한다. 일종의 ‘모범답안’을 사전에 만들어 놓는 것이다. 통상 질문이나 자료 요청이 들어온 뒤 이를 준비하는 다른 제약사들과는 차별화된 전략이다. 고 사장은 “제품 허가 경험이 많아지면서 각국 규제기관이 원하는 내용을 예상하는 노하우도 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상시험을 할 때도 임상시험수탁기관(CRO)에 전적으로 업무를 맡기는 대신 각국에 관리 인력을 파견해 환자 모집 등을 직접 챙기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초창기부터 세계 시장을 목표로 허가·규제를 전담하는 인력을 꾸준히 확충했다. 현재 허가·규제 담당 직원만 40여명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