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탄핵안 통과될까
與 찬성 28명 이상 돼야…"30~40명은 확실"
세월호 7시간 포함·野 이탈표 여부 '변수'도
국회 에워싼 촛불집회, 탄핵안 찬성 압박
[ 유승호 기자 ]
여야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하루 종일 표 계산에 분주했다.
가장 큰 변수는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움직임이다. 탄핵안이 가결되려면 국회의원 300명 중 200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무소속 의원을 합쳐도 172명에 불과해 비박계를 중심으로 새누리당에서 28명 이상 찬성해야 한다.
비박계는 최소 30명 이상이 탄핵에 찬성하고 있어 무리없이 가결될 것이라는 분위기다. 비박계 한 재선 의원은 “의원들끼리 확인한 결과 30~40명이 찬성 의사를 보이고 있다”며 “탄핵안 통과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압도적인 가결 전망도 나온다. 비박계 장제원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200표를 훨씬 넘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찬성표가 220~230표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비박계 한 중진 의원도 “200명을 겨우 넘는 수준이 될지, 230표 이상의 압도적인 찬성이 될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했다.
친박계 일부가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당초 친박계가 탄핵 표결에 조직적으로 불참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자유투표로 당론을 정한 만큼 친박계와 중립 성향 의원 중에서 일부 찬성표가 나올 것이라는 얘기다.
새누리당 내에서 그간 탄핵에 뚜렷한 의사를 나타내지 않다가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의원도 늘고 있다. 친박계인 신보라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현 시점에서 탄핵은 국정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탄핵안에 찬성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친박계는 비박계에서 이탈표가 나올 것이라며 부결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홍문종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샤이 탄핵 반대’라는 표현을 많이 본다”며 “탄핵에 찬성하는 사람이 적을 수 있다는 예측을 조심스럽게 해 본다”고 부결 쪽에 무게를 실었다.
야 3당이 탄핵안에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관련 내용을 포함한 것도 변수다. 비박계는 세월호 7시간 의혹을 탄핵 사유로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관련 내용을 제외할 것을 요구했으나 야 3당은 그대로 포함시켰다. 비박계 황영철 의원은 탄핵 반대로 돌아설 의원이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고려해볼 만한 정도의 의미있는 숫자”라고 밝혔다.
야권에서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박계 찬성표가 예상보다 많지 않아 박빙 승부가 될 경우 야권에서 일부라도 이탈표가 나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친박계 중진 의원은 “친박계 찬성표와 야권 반대표는 각각 5명 이내일 것으로 보지만 대세를 가르는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국회 앞에서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시민들이 촛불시위를 하며 탄핵안 가결을 압박했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주최로 열린 집회에는 시민 50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들은 국회 주변을 에워싸는 ‘인간 띠 잇기’ 행사도 했다. 국회 앞 촛불집회가 탄핵의 변수가 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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