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까지 갈라진 새누리
유승민 "탄핵 사유 충분"…하태경 "부결땐 의원직 사퇴"
이정현 "세월호 포함 놀랍다…지금이라도 탄핵 중지를"
[ 김채연 기자 ] 새누리당은 8일 종일 어수선했다. 탄핵 찬성파인 비박(비박근혜)계는 최대한 많은 찬성표를 끌어내기 위해 총력전을 폈고, 친박(친박근혜)계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비박계 중심의 비상시국위원회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브리핑에서 “탄핵 표결에 동참할 것이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비박계는 야당이 탄핵안에 ‘세월호 7시간’을 포함하기로 한 최종 결정에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지만 탄핵안에는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탄핵 표결은 대한민국이 법치국가이며 헌법과 법률에 따라 운영됨을 보여주는 표상”이라며 탄핵 추진 당위성을 강조했다. 유승민 의원은 “검찰 공소장에 대한 제 판단은 탄핵 사유가 충분하다”며 “탄핵이 불행한 탄핵으로 끝나지 않고 정의로운 공화국의 씨앗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여당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탄핵안 부결시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친박계는 탄핵안에 세월호 부분이 포함된 것을 비판하며 중도 성향 의원들을 향해 읍소했다. 이정현 대표(사진)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명확하지 않은 사실(세월호 7시간)을 사유에 넣어 탄핵을 추진하려는 게 놀랍다”며 “지금이라도 탄핵을 중지하고 한 번 더 생각해보자”고 촉구했다. 조원진 최고위원도 “야당이 가장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탄핵 사유는 세월호 문제”라고 지적했다. 친박계는 당의 탄핵안 자율 투표 방침에 따라 표결에 참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갈등의 골이 깊어진 양측은 이날 최순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인 황 의원이 의원총회에서 국정조사 관련 보고를 하는 과정에서 충돌했다. 전날 최순실 씨 측근인 고영태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옷, 가방 값 등 4500만원을 최씨의 사비로 냈다고 주장한 데 대해 황 의원이 뇌물 의혹을 제기하자 조 최고위원 등이 성토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표결 이후 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 것이란 관측이 많다. 탄핵안이 압도적 표차로 가결되면 비박계는 지도부 사퇴를 거듭 요구하며 주도권 장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결되거나 가까스로 통과되면 친박 지도부는 비박계에 탈당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분당까지 가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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