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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즐리 조교사, 외국인 조교사 최초 400승 금자탑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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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 제2경주에서 경주마 ‘커라지오’로 외국인 조교사 최초 400승 달성
2007년 외국인 최초 국내 조교사 면허 획득 이후 한국 경마에 신선한 바람

한국 경마 최초 외국인 조교사 울즐리(53세, 호주)가 데뷔 9년 만에 개인 통산 400승 고지를 달성했다.

경마에서 조교사는 야구, 축구에서의 감독과 같은 존재로, 수십여 마리의 경주마를 관리, 감독해 성적 향상을 도모한다. 현역 조교사 중 울즐리 이전에 400승 고지를 달성한 조교사는 서울과 부경, 제주를 합해도 20명이 채 되지 않을 정도로 극소수다.

울즐리의 400승이라는 대기록은 지난 4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제2경주에서 세워졌다. 서승운 기수가 기승한 ‘커라지오’는 이날 경주에서 출발시점부터 결승선 통과시점까지 단 한 차례도 선두자리를 내주지 않는 저력을 보이며 울즐리 조교사의 400승을 확정지었다.

외국인 조교사 최초로 400승의 대기록을 달성한 울즐리 조교사는 과연 누구일까.

호주 출신의 울즐리 조교사는 지난 2008년 국내무대에 데뷔한 이후, 매년 스스로의 출전횟수와 우승 횟수를 갈아치우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2013년부터는 부경경마의 터줏대감인 김영관 조교사를 뒤잇는 부경의 대표 조교사로 자리 잡았다. 2014년에는 한 해에만 개인 통산 최다승인 65승을 기록하며 부경경마의 터줏대감인 김영관 조교사(2014년 405회 출전, 96승 달성, 승률 23.7%)를 바짝 쫓았다. 총 출전횟수가 255회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승률(25.5%)로만 따지면 부경 경마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나 다름없다. 2015년에도 총 266회 출전해 59승을 달성한 울즐리 조교사는 명실상부 부경의 대표 조교사다.

올해에는 지금까지 294회 경주마를 출전시켜 60승을 달성, 2014년 세운 개인 시즌 최다승(65승) 기록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400승 달성 직전에는 11월 18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제10경주에서 ‘스마트밸러’로 398승을, 한 주 뒤인 25일 제6경주에서 ‘펄린’으로 399승을 이뤄냈다. 한 주 뒤인 4일에 제2경주에서 서승운 기수가 기승한 ‘커라지오’로 대망의 400승을 달성함으로써 매주 1승씩 꼬박꼬박 적립해온 울즐리 조교사가 과연 개인 시즌 최다승을 돌파할 수 있을 지에도 경마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울즐리 조교사의 활약은 한국경마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해 한국경마는 최초 시행 이후 94년 만에 경마 선진국 단계인 ‘PARTⅡ‘에 진입했다. 오는 2022년까지 최고등급인 ’PARTⅠ‘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인 한국경마에서 ’경마 세계화‘는 꾸준히 화두가 돼왔다.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한국경마의 세계화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우수 인재 영입이다. 울즐리 조교사가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냄으로써 다른 외국출신 조교사들도 한국에 점차 유입되고 있는 추세다. 현재 부경지역에만 라이스, 토마스, 밀러 등 많은 외국인 조교사가 개업했다. 토마스 조교사의 경우 지난 11월 20일 최강의 암말을 가리는 제12회 경상남도지사배에서 경주마 ‘미즈마고’로 우승 트로피를 들기도 했다. 서울을 대표하는 ‘빛의정상’과 제17회 ‘코리안오크스’ 우승에 빛나는 명장 김영관 조교사의 ‘오뚝오뚝이’를 제쳤다는 점에서 엄청난 위업을 달성한 셈이다.

외국인 마주를 비롯해 경주마 해외 유학 등을 통해 국제화에 발 빠르게 편승하고자 하는 지금의 한국경마에서 울즐리 조교사의 행보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국내 무대 데뷔 이후 구간별 경주마 속도관리 등 선진적인 과학적 관리법을 도입해 한국경마 선진화에 한몫 톡톡히 해낸 울즐리 조교사. 2008년 데뷔 초기에는 높은 언어장벽과 원활하지 못한 경주마 수급으로 하위권 신세를 면치 못했지만, 꾸준히 자신만의 방식으로 선진기술과 장비를 활용하고, 파격적인 용병술을 선보이며 국내무대에 적응해 온 울즐리 조교사는 명실상부 ‘부경경마의 히딩크’ 같은 존재다.

국내무대 데뷔 8년만에 400승의 대위업을 달성한 울즐리 조교사. 그의 손에 한국 경마의 세계화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울즐리 조교사가 한국경마에 펼칠 마법을 기대해본다.

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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