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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골목상권 '토요 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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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상권 침체' 등식 깨져

평화집회…가족단위 대거 참가
콘서트·집회 전후 매출 '쑥쑥'
"김영란법에 막힌 숨통 트였다"
LED 촛불 등 노점상도 '대목'



[ 황정환 기자 ] 평소 주말이면 손님이 뜸하던 서울 광화문 일대 상권이 평화적인 촛불집회 덕분에 ‘토요일 특수’를 누리고 있다. 과거 폭력 시위가 벌어질 때마다 손님이 끊겨 발을 동동 굴렀던 분위기와는 정반대다. 매주 토요일 100만명 안팎의 시민이 몰리면서 ‘세계 최대 골목상권’이 생기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28일 광화문 주변 상인들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주말마다 열리는 대규모 촛불집회는 ‘집회가 잦으면 상권이 죽는다’는 속설을 깼다. 노동·사회단체 주도의 도심 대규모 집회가 열릴 땐 시위대와 경찰 간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는 일이 많은 데다 일대 교통이 마비되면서 인근 상권 매출에 적잖은 타격을 줬다. 집회 참가자가 많아도 각 조직에서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촛불집회는 시민들이 함께하는 ‘축제 한마당’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상권도 상생하고 있다. 집회를 마치고 행진 물결을 따라서 주변 상점의 매상이 오른다.

5차 주말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26일 광화문 인근 밥집엔 긴 줄이 늘어섰다. 집회가 끝난 뒤 ‘뒤풀이’하려는 사람들로 술집이 가득 찼다. 미국대사관 주변 한 삼계탕집 사장 이모씨(50)는 “본집회 전후로 손님이 가장 많다”며 “평소의 두 배인 닭 500마리를 준비해도 일찍 동이 날 지경”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김대현 씨(29)는 “오후 10시께 본집회를 마치고 친구들과 술을 마시면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게 매주 토요일 일상이 됐다”고 했다.

상인들 사이에선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탓에 죽을 지경이었는데 촛불집회 덕분에 숨통이 트였다”는 말도 나온다. 정부서울청사 인근 중국집 주인 권모씨(67)는 “요즘은 토요일 하루 매출이 1주일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귀띔했다.

‘촛불 특수’를 노린 노점상이나 푸드트럭도 광화문에 몰려들고 있다. 대학생이나 주부 등 ‘초보 노점상’도 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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