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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베일 벗는 국정교과서…'언제, 어떻게'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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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단일 국정교과서 강행 어려울 듯
적용시점 1년 미루거나 국·검정 혼용가능성
건국절, 이승만·박정희 미화 의혹 '논란 예고'



[ 김봉구 기자 ] 마침내 국정 역사교과서가 베일을 벗는다. 앞서 공개된 편찬기준은 논란을 예고했다. ‘건국절’ 주장을 비롯해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에 우호적인 내용 때문이다. 뉴라이트 시각을 상당 부분 반영한 것이어서 국정교과서를 둘러싼 격렬한 보혁 논쟁이 불가피하다.

교육부는 28일 오후 1시20분 중·고교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한다. 전용 웹사이트를 통해 국정교과서 집필진 47명의 명단과 함께 전자책(e북) 형태로 내놓는다. 검토본은 최종본 발간 전 현장 의견수렴을 위한 일종의 시험본이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사진)은 이날 검토본 공개 시점에 맞춰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한다. 국정교과서 취지와 주요 내용을 설명한 뒤 최종본의 학교 현장 적용 방법에 대해서도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래도 말 많고 탈 많았던 국정교과서 문제는 최근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국정농단 사태로 악화된 여론 부담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관건이 됐다. 교육부로서도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 최근 교육부의 국정화 철회설, 청와대와의 반목설 등이 흘러나온 배경이다.

이 장관은 일단 이를 부인했다.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현재로선 국정화 철회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이날 공개하는 것은 검토본으로, 의견수렴을 거쳐 내년 1월에 최종본을 내놓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미 집필을 마친 국정교과서 내용을 전면 수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언제’와 ‘어떻게’가 중요해졌다.

당초 교육부는 내년 3월부터 단일 국정교과서를 일선 학교에 배포할 방침이었으나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정권 차원에서 강력하게 밀어붙인 사업이다. 탄핵 정국으로 사실상 추진 동력을 상실했다. ‘최순실 교과서’ 의혹까지 더해진 탓에 국민적 거부감은 한층 커졌다.

파장을 줄이는 교육부의 현실적 선택지는 학교 현장 적용 시점을 1년 연기하거나 국·검정 교과서를 혼용하는 방법 정도다. 두 가지 요소를 절충해 우선 일부 시범학교에서 국정교과서를 사용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이 장관의 ‘열린 가능성’ 언급도 이러한 방안에 힘을 싣는다.

내용상으로도 진보와 보수 간에 첨예한 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편찬기준을 보면 국정교과서는 1948년 8월15일을 ‘정부 수립’이 아닌 ‘대한민국 수립’으로 기술했다. “대한민국은 정부 수립, 북한은 북한 수립인 부분을 바로잡았다”는 교육부 설명에도 뉴라이트의 ‘건국절’ 사관이라는 반론이 거세다. 외교적 독립투쟁, 새마을운동 등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관련 내용도 편찬기준에 새로 추가됐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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