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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의 파워독서] 정보 과부하의 시대…소비자 선택의 폭 좁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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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건 아무 것도 중요하지 않다는 것
주요 온라인 여행사들 주의력 결핍 해결로 승승장구

온라인 소비자 무엇을 사고 무엇을 사지 않는가

슐로모 베나치·조나 레러 지음 / 이상원 옮김 / 갈매나무



화면 위에서 승부가 갈리는 시대가 됐다. 점점 더 많은 소비자가 디지털 기기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린다. 사람들은 화면 위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까. 이런 맥락에서 올바른 화면 디자인은 중요하다. 화면을 어떻게 디자인하면 고객에게 더 스마트한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도울 수 있을까.

《온라인 소비자, 무엇을 사고 무엇을 사지 않는가》는 디지털 기기가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의사 결정 형태를 어떻게 바꾸는지를 다룬다. 독자들은 행동경제학의 최신 연구 결과에 바탕을 둔 실용적인 조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집필 목적이 ‘디지털 시대에 맞춰 우리의 행동 도구상자를 갱신하는 것’임을 분명히 한다. 8부로 구성된 이 책은 화면 속 세상을 지배하는 것, 사게 하는 화면과 사지 歌?하는 화면, 소비자가 더 좋아하는 의사 결정의 알고리즘 등과 같은 소제목 등으로 이뤄진다.

화면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중요한 진실 한 가지에 주목해야 한다. 사람들이 정보 과부하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 사람은 고객에게 선택 가능성의 문을 활짝 열어주는 일이 현명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이 같은 통념 때문에 많은 사이트가 사지 않은 고객을 양산시킨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화면 위에 고객들은 ‘물리적 화면의 정보량’과 집중할 수 있는 ‘정신적 화면의 정보량’ 사이의 불일치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정보를 잔뜩 안기기만 하면 고객들은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통념을 깨야 한다. 통념과 달리 오히려 온라인에서 선택의 폭을 대폭 줄여주는 것이 고객을 돕는 일이다.

수십년 동안 번창해온 대형 호텔체인보다 주요 온라인 여행사가 엄청난 수익을 거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객의 주의력을 사로잡는 일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가르쳐준다. 우리의 사고능력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모든 일에 주의를 기울일 수 없다. 바로 이 점에 주목해야 화면 위에서 일어나는 승부에서 이길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호텔 웹사이트들은 이 점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결국 정보에 압도된 소비자는 온라인 여행사의 도움을 받는 쪽을 선택하게 된다. 주의력이 결핍된 사람들의 상황을 고려해 설계된 웹사이트들은 거뜬히 승리를 거두고 있다.

내 주의력은 물론이고 사람들의 주의력이 대단히 한정적인 자원임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값어치가 있다. “화면에 얼마나 많은 데이터가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기껏해야 네 개 정도를 볼 수 있을 뿐이니 나머지는 잡음이고 낭비되는 픽셀에 불과하다.”

이미 정보 과부하 때문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미래는 어떨까. 화면에 드러나는 정보량과 실제로 처리할 수 있는 정보량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근본적인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바로 이 점을 직시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데 성공한 사람들은 화면 위에서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고객에게 모든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는 것임을 명심하라. 화면의 심리학은 전혀 다른 것임을 이해하라. 대단히 유익한 책이다.

공병호 <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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