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웹드라마 벌써 네번째
지난달 공개한 '긍정이 체질' 영화 '스물' 이병헌 감독이 연출
젊은 세대 공감 스토리 담아 4일 만에 1000만뷰 돌파 '인기'
영화 시놉시스 공모전 진행, 꿈꾸는 청춘에 도전의 기회도
[ 도병욱 기자 ] 영화감독을 꿈꾸는 영화학과 대학생 김환동 씨는 학교에서 졸업작품 제작 지원을 받을 예정이었다. 그런데 지도교수는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그 대학 출신 톱배우 방혜정을 섭외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김환동은 머뭇거리다 방혜정에게 연락한다. 사실 방혜정은 김환동의 옛 연인. 김환동은 3년 만에 방혜정을 만나 졸업작품 출연을 제의한다. 김환동은 우여곡절 끝에 방혜정을 설득했지만, 학교는 또다시 제작비 지원이 어렵다며 발을 뺀다. 김환동은 제작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김환동의 영화제작팀이 처한 환경은 점점 어려워진다. 김환동과 방혜정, 팀원은 끊임없이 서로에게 긍정의 기운을 전한다. 마침내 영화 촬영은 시작된다. 김환동과 방혜정 사이에도 긍정의 기운이 싹트기 시작한다.
TV 드라마나 영화의 줄거리라고 생각하겠지만, 삼성이 만든 웹드라마 ‘긍정이 체질’의 줄거리다. 삼성이 웹드라마를 만든다는 사실이 의아하겠지만, 벌써 네 번째다. 삼성이 웹드라마 제작을 계속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젊은 세대와 공감하고 그들과 소통하는 기업 이미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동시에 삼성이 지향하는 열정, 도전, 긍정의 가치관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홍보를 위한 웹드라마인데 형식과 메시지 전달 방식이 파격적이다. 삼성 관계자는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춰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라며 “왜 이런 방식을 택했느냐는 질문이 들어오지만, 반대로 꼭 기업 홍보가 진중할 필요가 있느냐고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 웹드라마에서 삼성은 전면에 등장하지 않는다. 거듭되는 실패에 좌절하던 김환동이 삼성의 ‘청춘문답’ 강연을 보며 힘을 내고, 삼성의 대표 사회공헌활동인 ‘드림클래스’를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정도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전통매체에서 진중하게 기업과 제품의 장점을 홍보했다면, 이제는 소셜미디어에서 자발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공감 콘텐츠를 활용해 삼성의 젊고 친근한 이미지를 강화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전략은 적중했다. 지난달 31일 첫 화를 공개한 이후 4일 만에 1000만뷰를 돌파했다. 4일 만에 소감댓글 8만여건이 올라왔다. 인기 아이돌그룹 엑소(EXO)의 도경수와 신인 배우 채서진이 주연을 맡으면서 화제가 된 데다 청년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더해져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경수는 2014년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개봉 예정인 영화 ‘형’과 ‘신과 함께’에도 출연해 연기자로서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연출은 성장영화 ‘스물’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이 맡았다. 이 감독은 ‘과속스캔들’ ‘오늘의 연애’ 등 화제작에서 각본과 각색을 맡았다. 영화 ‘스물’을 통해 젊은 세대의 정서를 잘 이해하는 감독이라는 평을 받았다.
삼성은 또 웹드라마 ‘긍정이 체질’을 통해 한국 사회 젊은이 사이에 만연한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긍정적으로 도전하자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흙수저’ ‘헬조선’이라는 말이 난무할 정도로 패배주의가 만연해서는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은 ‘긍정이 체질’ 공개에 맞춰 주인공 김환동처럼 영화를 꿈꾸는 청춘을 위한 영화 시놉시스 공모전을 진행한다. 10월31일부터 11월30일까지 한 달간 온라인에서 접수한다. 공모전 주제는 ‘긍정적으로 도전하는 청춘들에 대한 응원과 희망의 스토리’다. 영상 제작이 가능한 3~5분 분량의 시놉시스라면 장르에 상관없이 응모할 수 있다. 7편의 우수작품을 선정한다. 대상 1팀에는 500만원을, 우수상 1팀에는 200만원을, 입상 6팀에는 각각 50만원의 상금을 준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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