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홍선표 건설부동산부 기자 rickey@hankyung.com
[ 홍선표 기자 ] “서울시장이 용산공원 부지를 찾아 공원을 어떻게 조성할지 설명을 듣고 싶다는 내용으로 두 차례 방문 협조 공문을 보냈지만 아직 답변이 없습니다.”(서울시 도시계획국 간부)
주한미군이 떠나는 서울 용산 미군기지를 여의도 면적(243만여㎡)과 비슷한 ‘한국판 센트럴파크’로 탈바꿈시키는 ‘용산공원 조성사업’을 둘러싸고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중앙부처와 서울시 간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용산공원 부지를 찾아 공원 조성계획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다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요청에 국토부가 한 달 넘게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5일 국토부에 ‘서울시장의 용산공원조성지구 현장답사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100년 넘게 외국군 주둔지로 쓰이던 곳에 들어서는 상징적 공원인 데다 서울의 핵심 녹지축에 들어서는 공원인 만큼 시장이 현장을 둘러보고 공원 조성계획을 논의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10월 중 방문하고 싶다는 게 서울시 요구였다. 국토부는 하지만 한 달 넘게 답신 공문을 보내지 않고 있다는 게 서울시 측 설명이다.
국토부는 그동안 용산공원조성추진위·추진협의회 등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에 규정된 사업 주체에 한해 현장 방문과 설명회를 주선할 수 있다는 방침을 유지해왔다. 사업주체가 아닌 서울시장은 용산부지 출입을 담당하는 국방부, 주한미군사령부와 방문 허용 여부를 협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토부는 최근에야 박 시장의 현장 방문을 주선하기 위한 행동에 들어갔다. 용산공원을 둘러싼 주변 지역의 개발 인허가권을 가진 서울시와 협력해야 용산공원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는 안팎의 여론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 14일 국방부에 공문을 보내 주한미군 측에 서울시장과 시 공무원들의 기지 출입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출입 허용 일정에 맞춰 설명회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그동안 국토부가 주도하는 용산공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다. 특별법을 개정해 서울시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국토부가 이미 국방부와 주한미군에 박 시장의 출입 협조를 요청한 만큼 서울시도 국방부 등을 직접 설득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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