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지분 19% → 30% 확대…중간지주사 전환 움직임
[ 박신영 기자 ] 삼성생명이 삼성증권 지분 10.94%를 추가 매입하기로 했다. 중간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기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생명은 11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증권 자사주 835만9040주(10.94%)를 매입하기로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매입 금액은 2900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증권 지분은 19.16%에서 30.1%로 높아진다.
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이 금융계열사를 관할하는 중간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이 금융계열사를 관할하기 위해선 두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우선 중간금융지주회사법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자회사 지분을 30% 이상(비상장사는 50% 이상) 확보하는 동시에 최대주주여야 한다는 요건도 있다. 삼성생명이 삼성증권 지분을 추가 매입한 것도 법 통과를 전제로 중간지주회사 요건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되는 이유다.
삼성생명이 삼성증권 지분을 추가 매입함으로써 금융계열사 중 삼성생명의 금융지주 자회사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계열사는 삼성화재만 남게 됐다. 최대주주 요건은 갖췄으나 보유 지분이 15%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다. 삼성생 資?올초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37.45%(4339만주)를 전량 넘겨받아 삼성카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삼성생명은 지난 8월에도 이사회를 열고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증권 지분 613만주를 매입했다.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지분 매입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화재가 보유한 자사주를 사들이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다른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비금융계열사 지분 처리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 금산분리 규제로 삼성생명은 비금융계열사 지분 보유율을 5% 이하로 줄여야 한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7.7%를 가지고 있으며, 호텔신라(8.0%)와 에스원(6.0%) 지분도 5% 넘게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지주회사 전환은 장기적으로 가능한 일이지만 당장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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